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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의 하이힐
루벤 투리엔소 지음, 권미선 옮김 / 시공사 / 2009년 6월
평점 :
"뉴욕의 글로벌 광고회사 오즈에 떨어진 도로시, 프라다를 입은 서쪽마녀와 맞서다"
이 제목에서 느낄 수 있는건 뭘까?
말 그대로 누군가의 힘에 억눌리면서도 그것을 이겨내려고 애쓰는 광경이 그려지지 않는가?
표지에 찍혀있는 이 부제를 보고 나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와 같은 류의 책일거라고 믿어의심치않았다.
첫장을 펼치는 순간에도 그 믿음은 변치않았는데.. 갈수록 제목과는 맞지않는 것 같은 내용이 이어졌다.
도로시는 우수한 성적과 뛰어난 졸업 작품으로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캔자스에서
비교적 큰 광고 마케팅 회사에 취직할 수 있었다.
그곳에서 사장인 '헨리 아저씨'의 가르침을 전수받으면서 실력을 쌓아가기 시작했고
그녀는 언제나 그곳을 좋아했다. 모두가 그녀를 좋아했고, 그녀의 믿음을 펼칠 수 있는곳이었다.
이러한 나날들이 이어지는 중, 헨리 아저씨는 갑작스레 그녀를 다른곳에 추천했다며, 그곳에 가볼것을 권유했다.
항상 같은곳에서만 생활하던 도로시는, 낯선 곳으로 간다는 것이 두렵기도 했고, 자신의 능력이 어느정도인지 가늠할수도 없었다.
헨리 아저씨는 망설이고 있는 도로시에게 용기를 돋아주면서 등을 떠밀어주었다.
오즈 컴퍼니! 앞으로 일하게 될 직장. 실력있는 자들만이 모인다는 곳이었다.
들어서자마자 마녀의 손에서 구원해줬다며 열렬히 환여하는 팀원들. 기다렸다는듯이 만나게 되는 적수.
또한 모든것이 짜여져 있는것같이 나타나는 그녀의 협력자들.
하나의 프로젝트를 완성하기 위해, 팀원들과 함께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그 와중에 회사를 합병하려는 그녀의 적수! 웨스트의 야심을 알게 되는데.. 그녀는 과연 오즈 컴퍼니를 본래의 이상대로 지켜나갈 수 있을것인가!
전체적인 스토리는 이렇다.
스토리는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정작 얘기를 이어나가는 방식으로 보면 그 매력에 미치지 못하는게 틀림없다.
뒷표지에 적혀있는 평들만 보면 재밌을 것 같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들어있는게 별로 없었다.
주인공은 처음부터 뛰어난 능력을 갖추었고, 새로 들어간 회사는 도로시가 말만하면 모든것이 다 이루어지는 곳이었다.
하물며 사람 다루는 수완도 보통이 아니어서 남들이 흔히 겪는 고난이라던가, 텃세같은 건 없었다고나 할까..
솔직히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가 훨씬 매력적이었다.
이건 뭐.. 칙릿도 아니고, 흔히 나올법한 남여간의 이야기도 나오질 않으니.. 그냥 주구장창 일 얘기만 나온다.
어떻게 프로젝트를 진행시키며, 자신이 어떻게 회사를 지키게 되었는지.. 그리고 남들이 모를거라 생각했는지 눈치챌 수 있는 작은 반전까지..
한껏 기대를 하고 집어들었건만, 읽으면 읽을수록 내 취지와는 맞지않았다.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기에는 뭔가가 부족했다.
무엇보다 주인공 앞에 놓인 길이 나름 탄탄대로였던것도 문제인듯... 역경을 헤쳐나가는 모습이, 그리고 그녀가 변화하는 모습이 처음부터 한결같았다는것도 그랬다. 부드러움으로 사람들을 밀어주고, 용기를 주기도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한듯하다..(대체 뭘 기대하는건지..)
그럼에도, 언제나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고 사람들로 하여금 움직이게 만드는 힘과, 적절하게 용기를 주는 이야기들은 한번씩 읽어볼만하다.
자신의 뜻만 중하게 여겨서, 남의 의견을 무시하다보면 수족이 되지않고, 떨어져 나가기 마련이다.
적절하게 사람들을 융합시켰다는 점에서 이상적인 경영자다.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건 바로 이런 이상일 것 같다.
현실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그런 이상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