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 고리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4
제롬 들라포스 지음, 이승재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너무나도 두꺼운 책.

받고 나서 읽어야지 하는 생각이 무색할 정도로.. 만만치 않은 두께에

나는 벌써 두 손을 놓아버렸다.

그러다가.. 이럼 안되지 싶어서 다시 집어들고는.. 며칠에 걸쳐서 읽기 시작했는데..

생각외로 술술~ 읽히는것이.. 마지막장에 다다라서는 벌써 끝이야? 이런 생각까지 했다.

워낙 추리와 스릴러물을 좋아하긴 하지만.. 요즘 손에 잡은 스릴러가 대부분 종교와 관련된 거였기에..

종교 얘기만 나오면 머리가 아파져서 읽다가도 덮고 마는데.. 이 책은 끝까지 읽었으니 나도 대단하다.

 

자신의 과거를 모두 잊어버렸고, 그 과거에 대한 단서를 찾을수가 없다면 얼마나 답답할까.

완전 무지인 것보다 더 심한 공황상태가 오지 않을까?

어떻게 이 세상을 살았으며, 나의 가족은 누구이며.. 나는 도대체 누구일까 하는.. 일상적인 물음들에 대한

답을 스스로가 할 수 없으니 말이다.

 

나탕이 눈을 뜬 곳은 병원이었다. 그것도 다름아닌 정신병원!

사고를 당했고, 죽을 위기를 넘긴 다음 깨어나지 않고 있다가 눈을 떴을때는.. 다른 사람들이 안도할 정도였으니.. 그만큼 상처가 심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게다가.. 자신에 대한 것이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니.. 이만큼 또 절망적인 일도 없을 것이다.

자신에 대해 알기만 하면 됐었는데.. 이 과거를 들추면 들출수록 위험이 뒤따르고.. 목숨을 위협하는 지경까지 되다니.. 도대체 나탕의 과거는 무엇이었을까.. 하는 물음이 책을 읽어가면서 계속 생겨났다.

나는 유적에 관한 욕심도 많아서.. 공부를 하기는 싫은데.. 그런 책은 좋아하는 편이다.

이 책에도 '고대문서'가 하나 나오는데.. 나탕은 그 문서를 해독하면서 자신의 과거를 파헤치기 시작한다.

문서도 충격적이지만.. 나탕의 과거도 충격적이고.. (생각해보면 일단 사람은 기억을 잃으면 그렇지 않은 사람도 선해지는 듯??하다.)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 정반대의 삶.. 그속에 있었던 나탕은.. 그 과거와 대면했을 때 어떤 기분이었을까..

이건 또 이것대로 절망적이지 않았을까.. 가족도 없고.. 자신의 이력도 없고..

책에 있는 말 그대로 '존재하는 않는 사람'인 것이다.

 

이번 분기에 제대로 된 스릴러를 두 권을 만났는데..

한권은 '검은 선'이었고, 다른 한권은 바로 이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읽기에도 어렵지 않았고.. 스릴러답게 장면이 긴박했다.

설명도 너무 늘어지지 않아서 좋았고.. (왠지 추리물들은 상황설명이 너무 장황해서..)

두꺼운 책에 대한 거부감을 충분히 줄일 수 있었던 이 책!

읽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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