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선 열차와 사라진 아이들
디파 아나파라 지음, 한정아 옮김 / 북로드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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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에는 영 소질이 없는 아홉살 소년 자이는 텔레비전 드라마를 지나치게 좋아하는 아이다. 

매일 똑같은 일상이 반복되는 그때, 빈민가 아이들이 하나씩 사라지기 시작한다. 특별한 이유도 없이, 어디로 갔는지도 모르게.

자이는 드라마에서 배운 수사 기법과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서 친구들을 찾기로 결정하고, 곧바로 가장 친한 친구 파리와 파이즈를 조사원으로 고용한다. 그렇게 사라진 친구들의 행적을 탐문하던 자이와 친구들은 비싼 푯값 탓에 평소에는 탈 수 없었던 보라선 열차를 타기로 결심한다.


아이들의 탐정 놀이라고 하기에는 좀 가볍고, 이미 '실종'이라는 단어가 나왔으니 말이지.

그래도 단순히 '가출'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읽었는데.. '가출'이 내가 생각하는 그 수준이 아니네?

뿌연 스모그 너머로 보이는 신도시의 화려한 고층 건물들과 대비되는 '빈민가'

이곳의 아이들은 학교에 다니고 있으나, 부모님을 도와주느라 학교에 가지 못하는 날이 허다하고, 학교에서 주는 점심이 아니면 밥을 굶어야 하며, 가족들은 거의 한 방에서 생활하는 수준이다.


이런 평화로운 일상에 같은 학교에 다니는 친구 하나가 사라지고, 이로 인해 경찰에 신고를 하지만 오히려 경찰은 '단순한 가출'일 거라며 신경도 쓰지 않는다. 신도시의 아이들이 사라졌다면, 권력을 가진 촌장의 아들이 사라졌다면 이렇게 대처하지는 않았을텐데. 급기야 '실종'된 아이의 부모는 그나마 없는 중에 뇌물도 줘보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일단 기다려라'였다.


아이 하나가 실종되고 또 다른 아이 하나가 사라진다. 동네에서 예쁘기로 소문난 소녀. 많은 소문들이 따라다니지만 그 아이는 보다 나은 생활을 위해 '영어'를 배우는 학생이었다. 

도대체 왜 아이들이 실종되는 걸까...

그리고 이 안에서 차별받는 사람들의 두 모습이라니...

비단 여기뿐만은 아닐건데, 그래도 이렇게 차별받는 모습을 보니 생각하는 것보다 더 심각했다.

아이들이 사라졌는데 신경도 쓰지 않는 경찰들. 그저 소문만을 믿고, 질이 나쁜 아이니까 여기를 떠나 어디로든 간 거라며 얘기하는 사람들.


그리고 우리 가족은 별일 없을거야 했지만 자이네 가족에게도 실종의 늪은 비껴가지 않는다.

겨우 실마리를 찾나 했지만 더 이상 진전은 없고.. 사람들은 그저 흔적 하나만을 찾은 것으로 위안을 삼아야했다. 


아이들의 행보는 유쾌했지만, 실상 이야기는 그렇지 못했다.

마지막까지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던 '사라진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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