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최소 취향 이야기 - 내 삶의 균형을 찾아가는 취향수집 에세이
신미경 지음 / 상상출판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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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 입고 싶은 건 지금도 즐겨 입는 편안한 니트, 면 티셔츠, 코트 같은 심플한 모든 옷.

노년에는 종아리 반을 가린 넉넉한 리넨 원피스에 카디건, 체형을 잘 지켜 지금 가진 옷을 계속 입고 싶다. 나를 누르는 옷의 중량이 모두 가볍고 내 몸의 자세도 생각보다 덜 흐트러져 있다면 아마도 노년의 나는 '곱게 늙었다'라며 만족하겠지. 깃털처럼 아무 구속없이, 후화로운 보석 따위는 차지 않고.


오, 이 에세이.. 재밌다. 막 신나는 이야기가 있는 것도, 뭔가 재밌는 이야기가 있는 것도 아닌 작가의 취향 이야기인데.. 그게 진짜 소소하게 재밌다.

옷 이야기만 해도 그렇다.

 

 한 가지에 꽂히면 끝을 보는 성격이라서 특히 신발이 그렇고.. 취향에 맞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면 뭐든지 낡을 때까지 입고 쓴다. 그런데 요즘에는 이 '오래 입기'를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 그때그때 유행에 맞는 마음에 드는 옷들을 사다 보니 질도 그렇고 '그냥 한철 입고 말지 뭐.'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런 나를 보면서 엄마는 '옷을 사더라도 좋은 옷을 사. 그럼 오래 입을 수 있어.'라는 말을 자주 하신다. 그럼에도.. 그 말을 듣지 않고, 옷을 넣다보니 옷장이 포화 상태라 그때 한번 정리를 하게 된다. 정리하면서 저 책처럼 나도 다시는 이런 옷 사지 말아야지.. 하는데 그게 잘 안된다.

이번에도 더는 사지 않으리라 했는데 이렇게 좋은 날이, 좋은 계절이.. 내가 예쁜 옷을 입고 싶게 만든다. ㅠㅠㅠㅠ

 내게 맞는 옷 몇가지를 찾아서 두 옷만 입어도 좋을텐데.. 티셔츠 하나만 다르게 입어도 다른 옷이 될텐데.. 나는 그걸 하지 못한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도 하거니와.. 남들은 어떻게 입나.. 를 생각하고 있으니.. 나는.. 내 스타일을 찾으려면 아직도 멀었다. 그러기 전에 우선.. 옷장 정리부터 해야할 것 같다.

 

스마트 폰을 사용하게 된 후로, 손가락이 아프다. 비단 그것 때문이 아니라 생각해보면 컴퓨터를 접하면서 부터다. 마우스를 계속 잡고 있고, 스마트폰을 계속 들여다보고 있으니.. 스마트폰이 생각보다 무겁다는 걸 알고 계시는지. 마우스가 손가락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 알고 계시는지 모르겠다.

일반 마우스는 정말.. 손가락에 무리가 간다. 손이 아프다고 하니 동생이 마우스를 사줬는데.. 이건 생각보다 편하다. 이런 불편함이 있는 걸 알면서.. 손가락을 쉬게 두지 않았다. 아프다고 생각했을 때는 이미 늦어서 병원을 가야 할 정도였다.. 더 있다가 가야지.. 참으면 괜찮겠지.. 하며 미뤘던 결과다.


요즘에는 퇴근하면 최대한 손을 쓰지 않으려고 한다. 자기 전에 뜨거운 물에 손을 담그고, 핸드크림을 열심히 바르고. 핸드폰 보는 시간을 줄인다. 그 대신 티비를 보는 건 어쩔 수 없지만.. ㅎㅎ


이 이야기들 말고도 더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이 책을 읽다보면 정말 사소한 것 하나를 가지고도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고, 어디 멀리 가지 않더라도 동네만 한바퀴 돌아도 꽤 많은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코로나로 인해 외출하는 것도 쉽지 않은 요즘, 사람이 없는 곳을 찾아 동네를 산책한다. 전에 가 본 그곳은 얼마나 변했는지, 올해는 또 어떤 꽃이 폈는지 기대하면서 말이다. 이 소소한 일과에 이 책과 함께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봄바람을 맞으며, 차 한잔을 놓고 책을 읽는 것.

올해는 이걸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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