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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친구와 있어도 불편할까? - 누구에게나 대인불안이 있다
에노모토 히로아키 지음, 조경자 옮김 / 상상출판 / 2020년 2월
평점 :
친구와 만나면 좋다.
좋은데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 친구도 과연 나와 있는게 좋을까? 재미있을까?' 하는 말도 안되는 생각이 든다. 이런 생각을 하다가도 조금만 얘기를 하다보면 어느새 어색함이 사라지고 같이 있는 그 시간만큼 재밌게 얘기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을까 싶지만.
친구에게 이런 생각을 말해본 적은 없다. 더 어색해질까봐.. 물론 얘기하면 호탕하게 받아들일 친구긴 하지만. 그래도 미안해서.. 도저히 입이 떨어지질 않았다.

친구에게는 잘 보이고 싶었던 건 아니다. 다만 재미있는 사람은 되고 싶었다. 같이 있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사람 말이다. 같이 만나는 다른 친구 한명은 얼마나 얘기를 잘 유도하는지. 말 주변이 없는 나는 감히 생각도 못한 주제로 이야기를 이끌어내곤 한다. 이 친구에게 가장 부러웠던 건 분위기를 주도하면서 이야기를 이끌어내는 방법이었다. 이 친구에게는 가끔 '나는... 말하는 게 너무 어려워.' 라던가 '사람들 앞에서 얘기를 잘 못하겠어'라는 말을 했었다.


이 책을 읽고 나는 너무 타인의 시선을 의식한다는 것과 다른 사람들 앞에서 좀처럼 내 의견을 내세우질 않았다는 게 생각났다. 타인의 시선이야 나만 그런 것은 아닐테고.. 좀처럼 내 말을 하지 않는 건.. 아마 그 관계가 편하지 않기 때문일거다. 최근에는 친구들에게도 기분 나쁜 일과 다른 것들을 많이 얘기하는데.. 이런 생각이 유독 미치지 않는 건 직장 동료들이다. 어떻게 해서도 그 사람들과의 관계는 전혀 나아지질 않는다. 아마도 나와 직장 동료들과 나눴던 이야기들은 사적인 대화든, 공적인 대화든 다른 직장 동료들에게도 알려진다는 사실을 알았다는 게 가장 큰 이유일거다. 고로.. 내 생각에 이 직장을 그만두지 않는 한, 나는 아마도 타인의 시선을 벗어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서 보자면 나 자신에게 먼저 솔직해야는데 그것도 남이 받아들여줬을 경우다. 내 경우는... 전혀 그렇게 해주지 않을 것을 알기에 무얼 해도 소용이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