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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 헌터
카린 지에벨 지음, 이승재 옮김 / 밝은세상 / 2019년 10월
평점 :
절판
- 인생은 극복하기 힘든 난관의 연속이라는 비관적이고 현실적인 결론이 전부였다.
기쁨은 덧없고 고통은 끝없다는 것.
행복은 순간이고 고통은 영속이라는 것.
책을 읽기 전에 사이코를 잡는 사냥꾼이라는 줄 알았다.
그러니까 사이코<-헌터 이런 줄 알았는데 이게 아니라 사이코=헌터 이거다.
한마디로 이 책의 내용은 미쳤다.......;;;;
이 단어 말고는 다른 단어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가 없는 책이었다.
래미라는 모든 것을 다 잃은 낙오자이자 부랑자.
경이라는 부자이고 모든 것을 다 가졌지만 그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어 쾌락으로 자신을 채우려는 남자. 그 쾌락이 참... 정상적이지 않다는 데에 있지만.
디안이라는 신문기자이자 사진작가. 어느 날 특종을 잡을 생각으로 살인사건을 파헤치다가 자신마저도 사냥꾼들의 먹잇감으로 만들어버린 여자.
이 세명이 이야기의 중심이지만.. 여기서 진짜 주인공은 '경'이라는 정신이상자다.
나는 정신이상자라고 표현하고 싶은데 이건 정말 상상이상의 정신이상자다.
한번의 실수로 가족, 직장, 자신의 모든 것을 잃은 래미는 여느 날과 같이 먹을 것을 찾아 헤매다 지친 몸을 뉘이고자 자신이 자주 찾는 '친구'의 일터로 간다. 그곳에서 좋은 차에, 부잣집 남자가 웬 이상한 놈들한테 당하고 있는 것을 보고 '정의'를 찾고자 뛰어들었지만 이것이 그를 지옥에 들어가게 만들었다. 그를 도와준 것에 감사하다며 '경'이라는 남자는 래미에게 일자리를 제안하고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던 래미는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리하여 가게 된 '경'의 저택에는 래미를 제외한 세명의 사람들이 더 있었는데, 더 경악할만한 사실은 그들이 '경'의 먹잇감. 다시 말해 경이 벌이고 있는 '인간사냥'의 제물이라는 것이다.
더이상 내려갈 곳이 없다고 생각했던 래미는.. 고통보다 더한 죽음이라는 현실에 좌절하는데.
래미와 그의 동료들은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까.
아니 하다하다 이제 인간을 '사냥감'으로 만들었다.
그것도 자신들의 쾌락과 사업을 위해.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에게 사냥을 배운 경은 모든 걸 다 누렸지만 자신의 공허함. 아니 재미를 채우고, 사업 수완이 될거라는 생각에 '인간사냥'을 계획하고. 무슨 재미로 이런 걸 생각하냐고. 읽는 내내 희망이 없는 그들에게 뭔가 반전이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반전은 무슨. 밟으니까 살짝 꿈틀했을 뿐이었다. 그것도 몇명을 그렇게 한 것도 아니고...
얼마나 고구마를 많이 주시던지.. 이렇게까지 만드는 작가가 원망스러웠다.
게다가 다 잃었다고 생각했을 때 다가온 게 죽음이라니.
그것도 고통보다 더한 건 없다고 생각했는데 앞에 있는 건 깜깜한 길.
사냥을 당해야 했던 그들의 심정을 얼마나 절절하게, 그리고 그 공포를 얼마나 생생하게 써 놨던지
그들을 쫓아가는 나까지도 심장이 쪼그라들었다. 여기서 튀어나오면 어쩌지, 나는 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정신없이 읽었다.
그래도 작가님... 너무 무서웠어요...
마지막까지 살 수 있는 구멍이 없다니요... 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