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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오마가린 왕자 도난 사건
필립 스테드 지음, 에린 스테드 그림, 김경주 옮김, 마크 트웨인 원작 / arte(아르테) / 2019년 5월
평점 :
제목부터 빵 터졌다.
왕자인데 납치가 아니라 '도난'이라고... 마치 주방에서 누가 마가린 가져간 것 같잖아 ㅎㅎㅎ
그치만 왕자 맞다. 근데 이 왕자가 주인공이 아니어서 거의 마지막 쯤에 나온다.
부드러울 것 같지만 엄청 까칠하고 성격 더러운 왕자다.
그에 비하면 초반부터 나오는 '조니'는 불우하기 그지없다.
난폭한 할아버지 밑에서 다정한 말이라고는 들어본 적도 없다. 정이라고는 요만큼도 없는 할아버지.
그런 할아버지가 조니의 하나뿐인 친구이자 유일한 닭인 '전염병과 기근'을 팔아오라고 하면서 얘기는 시작된다.
작가가 얘기해주는 형식이라 중간중간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그 다음은 뭔데? 이런 식으로 듣고 있는 사람이 불쑥불쑥 질문을 한다. 그때마다 대답을 해주기는 하지만 일단.. 자기 얘기를 시작하기에 바쁘다. 중간중간 나오는 이런 장면에 마지막에 가서는 피식 웃고 말았다. ㅎㅎㅎ
할아버지가 시켜서 '전염병과 기근'을 팔러 갔다가 이상하게 허리를 구부리고 있는 가두 행렬을 만나고 가다가 소를 만나고 그리고 만난 노파. 한푼을 구걸하는 노파에게 '전염병과 기근'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면 데려가도 좋다는 조니. 그 댓가로 노파는 한 줌의 씨앗을 건네주고..
씨앗에서 자란 꽃을 먹은 다음 동물들의 말을 들을 수 있게 된 조니는 그들과 친구가 된다.
그리고 드디어 나온 '마가린 왕자 도난 사건'
과연 이 왕자는 어디로 간걸까??
마지막에 이 거만한 왕자의 진실을 알게 됐을 땐 어찌나 어이가 없던지...
그래도 이런 이야기를 지어낼 수 있다는 작가의 능력엔 정말 감탄했다.
그러니까 '톰 소여의 모험' 이런 재밌는 책을 쓸 수 있었던 거겠지??
얘기가 이리저리 통통 튀어다니는 게 재밌었다.
이거.. 조카한테도 읽어보라고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