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와 당신들 베어타운 3부작 2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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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오는 열두 살이고 올해 여름에 사람들은 항상 복잡한 진실보다 단순한 거짓을 선택하게 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거짓에는 비교를 불허하는 장점이 있다. 진실은 현실에서 벗어날 수 없는 반면 거짓은 쉽게 믿을 수만 있으면 된다.


지독한 한해를 보냈던 안데르손의 가족들.

페테르와 미라는 마야의 일로 인해 어쩔 줄을 몰랐으니 어떻게든 잘 견뎌보려는 마야 앞에서 어떤 행동도 할 수 없었다. 그러던 중 '그 사건'으로 인해 팀을 대표하는 선수인 '케빈'은 헤드 팀이 있는 곳으로 가버렸고, 뒤를 이어 나머지 선수들도 이적을 시작했다.


남은 건 사건의 증인으로 이제 막 하키 선수로 뛸 수 있다며 기뻐했지만 증언을 하자마자 '배신자'로 낙인을 찍힌 아맛과 '케빈'을 너무나도 사랑해서 항상 그와 붙어다녔던 벤이. 벤이는 그 사건을 알고 케빈의 편에 서질 않았다. 그리고 보보. 아맛이 다른 선수들 친구들에게 당하고 있을 때 그 친구들을 등지고 아맛을 위해 싸워주었다.

마야.. 지난 한해 그 힘든 일을 겪은 마야는... 마야는 어떻게든 버텨보려고 안간힘을 쓰는 중이다.


그리고 레오.. 누나가 그런 일을 겪은 이후로 누나를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에, 그리고 자신의 분노를 표출할 길이 없어 그는 몸을 긁는 버릇이 생겼다. 피가 날때까지 긁어야 어떻게든 화를 가라앉힐 수 있는 것이다.


그 한해가 지나고 마을에 낯선 사람이 찾아왔다.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베어타운의 하키팀'을 재건하려고 한다. 자신에게 유리한 입장을 만들기 위해. 어떤 마음인지를 알지만 페테르는 거절할 수도 없다. 자신에게는 하키팀이 필요하고, 그 하키팀이 자신의 유일한 희망이다. 어떻게든 그걸 놓을수는 없다.


이 이야기는.. '벤이'의 성장통이다.

지난 책에서는 마야가 힘겨운 한해를 보냈다면, 이번 책에서는 벤이가 더 힘겨운 한 해를 보낸다.


- 참지를 못하겠는데.. 너는 무슨 수로 감당하니?

- 그냥 들어가요. 고개를 들고 허리를 펴고 나쁜 놈이 쳐다보면 그쪽에서 고개를 돌릴 때까지 눈을 똑바로 쳐다봐요. 우리가 잘못한 게 아니잖아요.

- 무슨 수로 견뎠니? 지난 봄에... 그런 일이 있었을 때.. 무슨 수로 버텼니?

- 나는 피해자가 아니에요. 나는 생존자에요.


누군가를 흠집내는 일은 아주 쉽다. 그 사람을 약점을 찾아내서 그걸 요즘 시대에는 SNS에 올리기만 하면 된다. 퍼지는 건 순식간이고 그 순식간을 다시 거둬들일 수는 없다.

한번의 실수는.. 적지않은 파장을 초래한다.


벤이에게 일어난 그 일만 아니었다면 벤이는..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폭력적이기는 하지만 하키 앞에서는 누구보다도 진지했다. 누구도 그를 막을 수 없었다. 그런 그는.. 자신은 아무렇지도 않다고 하지만 사실은 누구보다도 빨리 무너지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작은 마을에서 다 아는 사람들의 시선을 견디기란 쉽지 않은 법이다.


아, 빼놓을 수 없는 한 사람, 비다르.

비다르가 마지막에 나를 울렸다. 다른 사람들은 나쁘다고 해도 이제 비다르는 정말 좋은 사람이 돼 가고 있었는데. 그렇게 아나와 예쁜 사랑을 시작하려고 했는데. 그 시작이 결실을 맺으려는 찰나, 더 행복해지려는 순간에 비다르는.. 사라졌다. 그렇게 사라지는 순간이 너무나도 허무해서.. 그렇게 하키에 열성적이었고, 다른 사람들 못지 않게 하키를 사랑하던 그였는데.. 마지막에 오열하던 그 어머니의 말이 떠나질 않았다.


베어타운 마을의 아이들은 전체적으로 또 한번 성장했다.

힘든 일을 겪으면 누구나 더 어른이 된다고 말하지만 올 한해도 아이들에겐 어김없이 가혹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자기가 있을 곳이 어디인지 헤맸으며, 사람이 가진 이중적인 면도 알게 됐다. 그 와중에도 분명 좋은 사람은 있다는 것도 알았고, 사람을 용서하는 법도 배웠다.

한번 더 만날수는 없겠지만 자신의 길을 찾아 떠난 벤이.. 누구보다도 벤이가 잘되길 빌어본다.


- 나는 한심한 늙은이다, 페테르.

나는 뭐가 옳고 뭐가 그른지 잘 몰라.

하지만 벤야민은 오래전부터 아이스링크 밖에서 수많은 사고를 쳤지.

싸움을 벌이고 약에 취하고 또 뭐가 있을지 아무도 몰라. 하지만 워낙 훌륭한 선수라 너도 그렇고 다들 매버 이렇게 얘기했잖아. '그건 하키하고 상관없는 일이야.' 그런데 왜 이건 하키하고 상관이 있어야 하니? 그 아이 마음대로 살게 내버려둬. 간판이 되도록 강요하지 말고, 우리가 그 아이의 성 정체성을 받아들이기 불편하다면 문제가 있는 쪽은 그 아이가 아니라 우리야!!


누구보다 아이들을 사랑했고, 하키를 사랑했고, 지금 이 순간까지도 하키를 생각했더 초대 코치.

수네의 말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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