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살았던 오늘 - 이제 역사가 된 하루하루를 읽다
김형민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6월
평점 :
품절


일년 열두달 삼백육십오일

강물처럼 지나가고,
먼지처럼 쌓여가는
시간의 무상함과 사소함들 
하지만 그것을 켜켜이 길어올려
다시 씌여지고, 남기운 
또 하나의 역사
"그들이 살았던 오늘"

그 곳에는 휘황찬란 이름석자로
팔도를 호령했던 임금님이 아니라
장삼이사 무명인의 땀과 눈물로 
얼룩진 삶의 하루들만이 
날날이 이어져 있었다.

그리고 비탄과 절망의 날들 속에서도
오히려 용기와 희망으로 써내려간 
의인들의 발자욱만이 
또한 그 곳에 있었다.

나의 하루가 저러하다면
우리의 역사가 그러하다면
그 어찌 뽐내지 않으리요.
하지만 역사의 고개를 넘어가다보면
구르고 또 구른 회한의 흔적들을
먼저 발견하게 된다.
아니 먼저 보게된다.

신민의 고통, 식민의 절망
난민의 아픔, 우민의 공포

그래도 살아있는 기적을
그래도 살아남은 시간을
하루 이틀 사흘 나흘 
점점이 삼백육십오일을 
채워나간 "오늘의 흔적들"

강한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한자임을 
산산히 흩어져 이 산하의 
어딘가에 묻히어도 
씨뿌려 오늘의 우리를 만들어낸
이름모를 조상들의 하루
우리는 어쩌면 그 날들을 
더 소중히 여겨야 할지도 모르겠다.

역사는 바다를 그리워 하다
말라버리고, 멈춰버려도
무던히 흐르기를 포기하지 않았던

강인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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