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헌의 사찰기행
조용헌 지음 / 이가서 / 2005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읽다가 
먼저 들게된 '조용헌의 사찰기행'
흔히 읽는 답사기와는 조금 다른 
사찰이라는 테마가 눈을 끌었다.


그렇다고 이 책이 사찰에 관한 
역사적, 미학적 관점에만 중심을 두었다면 
금방 식상했을텐데, 왠걸 이 책은 
그 동안 소외되어졌던 사찰의 뒷이야기가 
풍성하게 실려있었다.

특히나 각 사찰에 얽힌 창건 설화와 
풍수지리적으로 바라 보는 사찰의 구조분석은 
미학과 역사라는 일차적 관점에서 벗어나 
재미난 읽을거리를 던져 준다.

선운사 도솔암 마애불에 얽힌 
천년의 비기와 벼락살 
그리고 묘하게 이것이 시발점이 된 
동학농민혁명에서는 우스갯 소리처럼 들리는 민담 속에 
천지개벽을 염원했던 민중들의 뜨거운 열망이 읽혀진다. 

더불어 변산 불사의방에서는 
아침에 도를 깨치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는 
한 구도자의 처절한 모습이 생생히 그려진다.
한발자욱 앞 천길 낭떠러지.....
무엇이 그들을 심산유곡으로 끌었으며, 
그 곳에서 그들은 무엇을 보았을까?
생과 사의 경계를 무애로 받아들인 
그들 자유인의 모습들...

그렇게 읽혀지고, 들려지는 
여섯뜰 스물셋 가람의 이야기에는
사람 냄새 물씬 나는, 
살아있는 역사가 숨쉬고 있었다.

몽고의 침략, 임진왜란, 묏자리 산송문제, 
그리고 6.25에 이르기까지 
수천년 이어받은 물질적 유산은 
이제 火魔로 사라지고 없지만, 
한마디 말로서 천년대찰을 갈음할 
선불교의 전통이 온전히 남아있는 한국불교...!

그 알듯 모를 듯 숨겨진 이유를
이 책은 사찰속 사람과 자연을 통해 
자상하게 글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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