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보수를 팝니다 - 대한민국 보수 몰락 시나리오
김용민 지음 / 퍼플카우콘텐츠그룹 / 2011년 11월
평점 :
불과 1년 전만해도 정치는 관심이 없었다.
경북이니까 포항이니까
당연히 한나라당이 좋고, 이명박이 옳았다.
단지 지나친 탐욕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있었지만,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환경이 바뀌면서, 이건 아니었다.
정의를 포장하고, 분배를 말하지만, 누구보다 부정하고, 탐욕스러운 것이
보수라고 내가 응원했던 그 무리였다. ( 사실 가치를 추구하는 정당이라기 보다, 이익을 위한 군집 즉 동물적 언어로 무리, 떼가 더 옳다고 본다. )
그러면서 나꼼수를 듣게되었고, 뉴욕타임즈를 보게 되었다.
유쾌했다. 그리고 명쾌했다. 진영논리와 흑백논리가 망나니 칼처럼
춤추는 그런 지루한 계몽이 아니라, 한바탕 너와 나를 가르지 않는 난장에
초대된 느낌 그렇게 호흡을 같이하고 생각을 공유하는 그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보수를 팝니다."를 읽게 되었다.
언제나 골방에서 누구보다 말이 적지만, 누구보다 많은 말을 들어야만 하는 편집자 김PD
어쩌면 나꼼수의 아버지가 김어준이라면
나꼼수를 낳고 기른 어머니는 김용민이라고 지칭해도 될
그가 쓴 책이라는 점에서 더욱 궁금하였다.
책은 쉽고 간결했다.
보수를 모태보수, 기회주의 보수, 무지몽매 보수로 나눈 다음,
그에 따른 각각의 정의와 이들의 과거 집권전략 그리고 미래에 관한 예언이었다.
그리고 유감스럽지만 나름의 지식인이라는 자부심에도 불구하고
나는 실로 무지몽매한 보수였다.
그저 지역감정과 개발이익에 편승하고 싶은 소심한 소시민....정도!
그렇게 슬픈 자아를 보고나서야,
미래를 애기하는 진보라는 가치를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현실의 높은 담 하지만 넘을 수 있다는 희망을 보게 되었다.
할 수 있는 것부터 조금씩, 조금씩....
책은 말미에 말한다.
"포기를 하면 좌절을 하게 되고,
좌절을 하게되면 변절을 하게된다."
참으로 긴 시간이었다.
일제강점기 36년 만큼의 각하 치세 4년...
그래서 시계 태엽을 돌릴 수 있는 만큼 최대치를 돌린
시대의 왜곡 앞에 어쩌면 이 책과 나꼼수는
역주행에 대한 마지막 브레이크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할 최초의 액셀이라는마침표로
마무리 지을 수 있을 것 같다.
지쳤다. 하지만 아직 우리는 가야만 하는 걸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