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연수원 비밀 강의
전주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법대를 나와서 한번 즈음 도전하는 것이 사법시험이다.
그리고 한 때는 대한민국의 법조인을 양성하며, 
개천에서 용이 나게 했던 유일한 방법이기도 했다. 
하지만 50년의 해묵은 제도 속에 만들어진 우리의 사법 현실은 
지금 엄청난 위기에 직면해있다. 
바로 사법엘리트 중의 엘리트라고 불릴 판사와 검사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바로 그것이다.

그렇다면 이들 판사와 검사에 대한 국민적 불신의 원인은 무엇일까?
아마도 일반 대중과의 소통 없는 유리된 삶이 그 주요 원인이 아닐까 한다. 

통상 시작하는 고시의 준비단계로 3~4년간의 수도자같은 수험생활 그리고 사법연수원 2년을 마치면 으례 장밋빛 법조인 생활이 시작될 것처럼 보이지만, 모두가 곧 격무에 시달리며, 월화수목금금금이라는 일반사회의 회사와 다름없는 생활을 하게된다. 

다만 자신의 결정이 가져올 타인의 인생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으로 인해, 그 자부심과 권위를 스스로 체화된 삶을 살아간다는 게 다를 뿐이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일상과 유리된 체 재판으로 보는 세상과 바뀌어진 세상의 관점에 
점차 괴리가 생긴다는 점이다. 

물론 법은 모태적으로 보수적이어야한다는 점은 동의한다.
하지만 오늘의 법현실이 보여주는 보수는 
국민들의 눈높이와는 너무나 동떨어져 보인다. 
이른바 전관예우 그리고 복불복 시스템과 같은 
사법부 배정에 따른 재판 결과의 상이성은 
사법에 대한 불신을 키워주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과거이자 오늘의 사법인력을 양성하는 
사법연수원에 관한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물론 이 책은 판사직에 대한 적랄한 비판이 없다.
그렇다고 판사직에 대한 신성한 옹호도 없다.
그저 생활인 판사가 있을 뿐이다.
하지만 사법시험 그리고 사법연수원을 거쳐가며
수련되어져가는 판사라는 직업은 어째 명품 아니면
모두 깨어지고 마는 청자의 모습과 너무나 닮았다.

사법시험이라는 엄청난 자기와의 싸움
사법연수원이라는 엄청난 동료와의 싸움
그리고 법원이라는 엄청난 재판과의 싸움

물론 모두를 싸움으로 볼 수 없다. 
경쟁을 통해 선순환되는 것이 
인간 사회를 발전시키는 한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쟁을 통해, 만들어진 엘리트 판사의 모습은 
리움에서나 볼 수 있는 국보 청자와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가까이 다가가기에는 너무나 먼 당신!
책의 저자인 전주혜 판사 또한 말미에 말한다.
인적 커넥션을 많이 만들라! 
그것이 불미스러운 스폰서 관계를 말하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판사가 재판을 통해서만 보는 좁은 세상을 주변 사람을 통한 
간접 경험으로 확장해 나가라는 것이다. 

짧은 한토막의 책으로 법조인 모두에 관한 담론을 
풀어낼 수는 없었지만
사법 연수원이라는 법조인이 되는 출발점을 통해
오늘의 법조 현실을 살필 수 있는 
실마리가 된 책 '사법연수원의 비밀강의'

'Veritas lux mea 진리는 나의 빛!' 이라는 책 속 격언처럼
실체적 진실을 궁리하는 그들의 차가운 열정이야 말로 
현실의 사법부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해결하는 첫단추가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