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님의 속사정 - 대한민국 검찰은 왜 이상한 기소를 일삼는가
이순혁 지음 / 씨네21북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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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로운 검사
검사는 정의롭다. 

한 때 드라마 '모래시계' 그리고 '대물'로 인해, 
검사라는 직업이 각광 받은 적이 있다. 
사회적 거악과 타협없이, 자리를 걸고 맞서 
싸워 나가는 정의의 사도

어릴 적 만화주인공이 상상속 정의의 초능력자라면
어른이 되고만 지금은 현실속 정의의 검사인 것이다.

하지만 오늘의 검사는 스폰서 검사 또는 견찰이라 불리며,
온갖 조롱의 오물을 뒤집어 쓰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거악에 대한 마지막 심판의 보루로써 
검찰에 대한 기대 또한 버리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비단 기소독점주의라는 제도적 이유를 들지 않더라도,
그동안 심어진 검사에 대한 동경 그리고 환상이 만들어낸 
검사상일 수도 있다. 

그래서일까? 
제목부터 요상한 이 책은 그러한 환상의 검사를 여지없이 깨부순다.
그것도 사정없이 생활인 검사의 민낯을 까서 보여준다.

놀랐다. 검사라는 직업이 가진 그많은 권한들에 (권리가 아니다.)
놀랐다. 검사가 그토록 되기 힘든 직업인 줄 (조금은 알았다.)
놀랐다. 똑같은 샐러리맨이라는 것에 (조금 더 장수하는 공무원)
놀랐다. 실력보다, 정의감보다 운이 있어야한다는거 (혈연,학연,지연)
놀랐다. 검찰 개혁의 필요성이 이처럼 크다는 사실에..
(검경수사권분리, 지방검찰청으로의 분권화, 인사평정제도개혁)

그랬다. 1800명의 검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는
결코 다른 나라도 아닌, 우리 사회의 똑같은 표본이었다. 

권력욕에 찌든 검사, 
정의감에 불타는 검사
돈욕심에 부패한 검사, 
그냥 평범한 직장인 검사 모두가 있었다.

똑같이 승진에 목말라하고, 월급에 투정부리는 인간 검사가
실체인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검사에 대한 비판만으로 채워져 있지 않다. 
도리어, 검사라는 직업은 신성하고, 고귀한 것이 아니라
다만 사회적으로 특수한 직능을 보유한 직업인 검사임을
객관적으로 말한다. 이에 노무현 대통령과 관련한 검찰의 수사에 
있어서도, 검사들의 공명심보다, 그것을 이용한 정치권력에 
비판을 가한다. 

그리고 검찰 인사시스템의 전근대적 혈연,지연,학연적 요소에 대한 관습적 수용과
검경 수사권에 대한 전세계적 추세를 보여주며, 검찰 개혁에 대한 혁신의 시점이 지금임을 알려준다.

기자가 작성한 레포트에서 출발한 '검사님의 속사정' 
나의 읽은 속사정은 진한 막걸리 한잔을 마신 기분이었다.
누구나 선망하는 검사였기에, 실망도 컸다.
누구나 겁내하는 검사였기에, 실망도 컸다.
당연히 검사는 선택받은 자이며, 정의로운 줄 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론은 정의로운 검사는 있다. 
그러나 검사는 정의롭지 않다는 것이다.
언제나 시민과 언론 그리고 법원의 날카로운 비판이 있을 때에만
만들어지는 것이 '검사는 정의롭다'라는 명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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