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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
최은미 지음 / 창비 / 2023년 8월
평점 :
2020년, 정말 어떻게 그 시절을 보냈을까? 학교에서 아이가 줌 수업에 접속 안했다고 연락이 오고 퇴근해서 집에 가면 줌에서 튕겨 나와져서 들어가지 못했다고 울먹이던 아이가 있고, 엘리베이터에 다른 사람과 같이 타는게 무서웠던 시절.
전세계가 거대한 감옥으로 변해버려서 철저히 각자도생의 삶을 꾸려야 했던 시절. 우리 모두는 다른 많은 사람들의 수고 덕에 정말 운 좋게도 살아남은 생존자이다.
책을 읽으면서 10년도 전에 수안보온천 근처에서 사과따기 체험을 했던 것도 새록새록 기억이 나고 사과주도 먹어보고 싶다. 쌍팔년도 중학교때 교회에서 소록도에 가봤던 것도 떠오른다. 미개한 시대의 국가폭력처럼 느껴졌는데 21세기에 우리도 마찬가지로 미개했다. 코호트 격리라는 어려운 말을 쓰면서. 성찰이 없으면 나쁜 역사는 반복된다고 하는데 이제부터라도 코로나 시절 철저히 소외시켰던 우리의 이웃들의 생활, 복지 사각지대, 필수노동자들의 노동권리에 대해 연구와 정책적 실천이 있었으면 좋겠다.
게다가 좋은 여자 어른인 "만조 아줌마" 가 내 인생에 있었나? 나는 그런 사람이 되려고 하는가? 오히려 수미처럼 나도 아이를 내 맘대로 휘두르려고 하는 지점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나는 다른 사람의 신발에 발을 넣어 본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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