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는 여기서 시작된다 창비청소년시선 44
최설 지음 / 창비교육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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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는 여기서 시작된다>

여중, 여고, 여대를 나와서 여학교에 근무하는 국어 교사인 시인의 따뜻하면서 예리한 시선이 곳곳에 느껴진다. 시가 원래 그렇겠지만 한 번 읽을 때 보다 두 번, 세 번 읽으면 눈에 그려지는 장면이 더 선명해져서 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다. 시의 제목들이 감각적이고 재미있다.(, , , 사 먹으면 돼요, 잔소리 반사, 마미손, 으르렁 등

자꾸 나의 여중생 시절이 생각나기도 했다. 심야 라디오 DJ의 한마디에 눈물이 나서 가출도 하고 싶고 친구 때문에 전학가고 싶어지기도 했고 보이시한 다른 반 아이가 멋져 보여서 마음을 졸이고 좋아하는 가수 공연에 목메던 정말 총천연색의 좌충우돌의 시기였다

사춘기다, 세대차이가 심하다라며 쉽게 요즘 중학생들 문제가 많아라고 하기에는 그들이 풍요 속에서 느끼는 빈곤이 더 클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10대와 요즘 아이들과도 좀 더 가까워진 느낌이 든다.

배를 접는다
칠판 가득 노란색 침묵
그날 이후로 어른이라는 단어를 말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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