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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조용히 무너져 있었다 - 의사 엄마가 기록한 정신질환자의 가족으로 살아가는 법
김현아 지음 / 창비 / 2023년 9월
평점 :
양극성 장애를 가진 딸을 돌보는 엄마의 솔직한 이야기, 정말 작가에게 응원을 보내고 싶다!
아직도 이 사회에서 감춰야 할 것만 같은 아픈 이야기를 의학적인 지식과 각종 영화 및 예술가의 사례를 찾아서 공감대를 만들고 사회적인 대책 마련을 위한 문제의식을 가지게 해주는 유익한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미국 고등학교 최악의 총기난사 주범의 엄마가 쓴 책이 생각났다. 그 책에서 도무지 그런 기미를 알아차릴수 없었다는 말이 믿겨지지 않았었다. 그런데 이책을 읽고 정신장애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나의 오해와 편견도 엄청 많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렇게 아픈 아이들은 다 괜찮은 척하는 선수들이다."(25쪽)
자살유가족들에 대한 지원도 정말 절실하다 "자살한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주변인은 전혀 알 방법이 없다"(72쪽)
언론에서는 사고가 발생하면 대부분의 정신질환자들이 엄청난 범죄를 유발하기 때문에 정신질환자를 격리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몰아가지만, 오히려 그들이 그 정도가 될때까지 아무런 관심이나 지원은 어디에서도 찾아 볼수 없다.
이 책에서 모든신경다양성운동을 이야기하면서 "우리는 모두 정신질환자다이다"라고 하는 부분이 정말 와닿았다. 술을 권하는 사회일 뿐만 아니라 제 정신으로 살기 힘든 세상이다.
언어바꾸기를 제안하면서 정신질환을 뇌질환으로, 미쳤다를 아프다로 바꿔보자는 것은 지극히 타당하다.
노망났다는 표현이 치매로 바꼈지만, 어리석다라는 뜻을 가진 치매라는 말도 가까운 일본에서는 인지증으로 사용하고 있으니 우리도 그렇게 바꼈으면 한다.
뇌질환은 다른 질병보다 더 이해받기도 어렵고 지금까지 치료방법 또한 다른 질환에 비해 연구가 덜 되기도 했는데 이 책이 뇌질환을 가진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큰 위로가 될 것 같다. 모든 사람은 행복할 권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