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Something To Live For
Timeless / 199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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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mething To Live For>에서 아치 셰프는 소리를 내지르고, 발음하는 음도 때때로 불분명하다. 앨범에 매겨진 낮은 별점과 아치 셰프의 노래를 향한 박한 평가는 마크 머피, 셜리 혼, 토니 베넷, 빌리 할러데이였다면 이렇게 부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는 듯 하다.


아치 셰프는 여러 앨범에서 조금씩 노래를 부르긴 했지만 이 앨범에선 첫 트랙부터 마지막 트랙까지 목소리를 꽉 채운다. 평론가들이 뭐라고 한들 나는 이 앨범이 좋다. 내가 아치 셰프의 팬인 게 그 이유일텐데, 좋아하는 사람의 이런 모습, 저런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운 것이다.


그러니 아치 셰프의 내지르는 소리-평론가들이 부정적으로 보는 그것-가 내게는 소울 음악을 절창하는 것 같았다. 아치 셰프에게 이런 면이! 이런 목소리가! 나는 즐거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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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에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을테지만 젊은 부부의 주변인들은 가정을 깨뜨리라고 조언을 한다. 하지만 부부는 가정을 지키려고 하고 이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한다. 병원, 종교적인 행위, 주변인의 도움, 거짓 행동 등인데 그러면서도 늘 서로 이해하고 서로를 향한 믿음을 잃지 않는다.


왜? 라는 물음에 답을 하며 진행되던 영화는, 어떻게? 라는 물음에 딱 떨어지는 답을 하지 않는다. 영화가 열린 결말로 끝난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중요한 것은 "둘이 함께라면 극복 못 할 문제는 없다." 는 것이다. 이것은 부부의 가훈이기도 한데, 가훈이 적힌 나무가 깨지지 않았던 것처럼 부부에게 이 믿음은 깨질 수 없는 것이다.


영화가 끝난 이후는 어떻게 될 것인가. 교도소, 치료감호소, 소문처럼 가정을 깨뜨리려는 외력이 존재하겠지만 부부는 헤어지지 않을 것이다. 둘이 함께라면 극복 못 할 문제는 없으므로.


오줌-비-눈물, 충혈된 눈-의사의 진료-종교행위, 잠을 자는 사람-못 자는 사람, 잠 자는 사람의 이상한 행동-잠 못 자는 사람의 이상한 행동, 수면 장애 증상-귀신 들린 증상, 정상-강박-우울 등 상반되면서도 유사한 장면을 연결하는 게 재밌다. 감독이 소리를 다루는 것도 재밌는데 미스테리한 서스펜스 영화에서 소리는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요소지만 감독은 부부의 문제에 집중하려고 어떤 소리(이웃의 구호 요청, 비명같은)는 없애고 또 어떤 소리(코고는 소리)는 부각시킨 것 같다. 영화 시작한다고 극장에 불이 다 꺼지자 들리던 코고는 소리에, 누가 벌써부터 코 골고 자는 건가.하고 두리번 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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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Portraits
Chesky / 198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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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있으면 가을의 징표를 도처에서 볼 수 있을텐데, 선선한 바람과 낙엽이다. 재즈곡 중에 찾아보니 Autumn Wind는 없어도 Autumn Leaves는 엄청나게 많았다. 가을이 왔다는 걸 알리는 건 선선한 바람이어도 가을의 얼굴은 낙엽이라고 재즈 뮤지션들은 생각하나 보다. 클락 테리의 <Portraits>를 듣다가 3번 트랙 Autumn Leaves에 이르러 몇 번이고 되풀이했다. 이 얼굴을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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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Backlash (Digipak)
프레디 허버드 (Freddie Hubbard) 노래 / Atlantic / 196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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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디 허바드의 <Backlash>는 들을 때마다 새롭다. 처음엔 이 앨범의 "Up Jumped Spring"을 아트 블래키 <3 Blind Mice> 앨범에서의 그것과 같이 들었다. 봄이 될 때마다 둘을 들었는데 <Backlash>에서 "Up Jumped Spring"은 흡사 새소리같은 플룻이 인상적이었고 <3 Blind Mice> 에서 "Up Jumped Spring"은 얼음을 깨는 듯한 아트 블래키의 드럼이 좋았다.


​그러다 이 앨범의 "The Return of the Prodigal Son"에 빠졌는데 스탠리 튜런틴이 연주한 동명 앨범에서의 그것과 비교해서 듣는 재미가 있었다. 둘다 소울의 정서를 드러내지만 스탠리 튜런틴은 템포가 느려 진했고,  프레디 허바드의 그것은 템포가 빨라 하늘 높이 솟구치려는 에너지가 느껴졌다.


오랜만에 다시 이 앨범을 들으니 "Echoes of Blue"가 귀에 꽂힌다. 연주가 표현하는 아방가르드한 정서가 기가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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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저널 - 러시아, 우크라이나, 조지아 여행
존 스타인벡.로버트 카파 지음, 허승철 옮김 / 미행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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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년대 후반 미국 신문에는 매일 러시아 기사가 실렸지만 그것들은 전부 스탈린, 러시아 군대, 미사일 실험 등에 대한 것이었고, 존 스타인벡과 로버트 카파는 러시아 사람들에 대한 글이 없다는 것을 의아하게 여겼다.

‘사람들이 옷을 어떻게 입고 다니는지..(중략)...이 사람들은 어떻게 사랑을 나누는지, 또 어떻게 죽는지, 이 사람들은 무엇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지, 이들은 춤을 추고, 노래하고, 여흥을 즐기는지... 이런 것을 찾아 내고, 사진을 찍으면 아주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p16

여행의 시작점에서 존 스타인벡과 로버트 카파가 품은 생각은 모스크바-스탈린그라드-우크라이나-조지아로 다니면서도 끊이지 않아 이들은 러시아의 군사력을 묘사하는 대신 평범한 러시아 사람들의 삶을 기록했다.

사회주의 원리에 따르느라 우스운 행동을 하는 사람들, 사회주의 사회 속에서 고도로 자본주의적인 사람들, 연극을 즐기는 사람들과 그 연극에 드리워진 우스꽝스러운 체제 이념 하지만 그 어떤 이념과도 상관없이 손님을 따뜻하게 맞이하고 주어진 일을 성실하게 하는 사람들, 전쟁을 대하는 다양한 태도가 인상적이었다.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이것으로, 스탈린그라드 사람들이 존 스타인벡과 로버트 카파에게 외국에서 우리 시민들에게 보낸 선물이 이러하다며 독일과의 전쟁에서 이긴 것을 자랑스러워하더니, 너희도 우리에게 무언가를 써달라고 요청했을 때 존 스타인벡이 주저했다는 대목이었다.

그에게 어떤 풍경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는데, ‘우리에게 내내 떠오르는 것은 트랙터공장 용광로에서 일하던 강철 같은 얼굴들과 땅 밑 구멍에서 머리를 매만지며 나오는 소녀들, 저녁마다 아버지를 보러 공동묘지로 가는 어린 소년의 모습이었다. 이 모습들은 바보같은 우화적 모습이 아니었다. 바로 이 사람들이 공격을 당하고 성공적으로 스스로를 방어한 작은 사람들이었다.’ p219

존 스타인벡은 슬픔을 바라보고 있었다. 중요한 것은 승리의 기쁨이 아니라 전쟁에 참여하는 슬픔이고, 주목해야 할 것은 영웅이 아니라 보통의 사람들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하지만 창녀의 외모를 언급하는 대목은 의외였는데 스며든 슬픔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사람이 그런 말을 했다는 게 놀라웠다. 존 스타인벡은 진보마초인가. 그렇다고 하더라 여행기를 관통하는 존 스타인벡의 시선은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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