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과 나 - 배명훈 연작소설집
배명훈 지음 / 래빗홀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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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김조안과 함께라면>

화성의 생활 주기는 지구와 계속 어긋난다.
어떨 때는지구와 크게 다르지 않은가 싶다가도
보름이면ㅇ밤낮이 완전히 바뀌고 만다.
매일 지켜보는 사람이 아니라면 언제 연락해야 일하느라
한창 바쁜 시간을 피할지, 혹은 한밤중에 벨을 울리지 않을 수 있는지
알기가 까다롭다. 아니, 찾아보면 금방 알 수야 있지만,
'찾아보고 연락해야지' 하고 마음먹는 순간
그연락은 다음 날로 미뤄지고 만다.

김조안이 사는 곳은 화성
하루가 24시간 37분
매일 잠자는 시간이 30분씩 늦춰진다나.
화성의 생활 주기는 지구와 계속 어긋난다.
나가 김조안에게 연락하는 방법도 남들과 다르지 않다.
시작한 날과 끝난 날을 특정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만난 기간은 20년이 넘는다.
서른다섯 살의 김조안, 너는 지구에서의 내 삶이었잖아.
서른여덟 살의 김조안, 더는 나와 일상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지 않게 되었다.
화성에서 김조안은 농사를 잘 지었다.
<경 704동 주민 출신 김조안, '풍작을 축하하는 화성농부' 영상 조회 수 1천만 돌파! 축>
그런 김조안이 돌아왔다.
그로부터 스물 몇 해가 지났다.

화성으로 떠난 연인과 다시만나는 이야기다.
1년반이 넘도록 연락도 없이 서서히 멀어졌던 연인이 갑자기 돌아왔다.
함께한 시간도 떨어져 있던 시간도 함께한거였다.
만날사람은 다시 꼭 만난다더라.
물흐르듯이, 삶도 흘러가듯이 살다보면 어우러 지는 것일까.
마음속에 있고 생각속에 있으면 함께한다고 착각할수도...
그래서 기러기아빠, 주말부부도 공존 하는걸까.
연인사이, 친구사이, 가족관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기억에 남는 문장

김조안과 함께하기 위해 어디까지 떠나봤냐고 누가 물으면
나는 여기까지 와봤다고 말할 것이다.
한 발만 더 가면 나도 우주인이 되었겠지만 무슨 수를 써도
그 선까지는 넘을 수가 없더라고.

#화성과나#배명훈작가 #래빗홀2기 #문장필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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