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를 돌보다 - 의무, 사랑, 죽음 그리고 양가감정에 대하여
린 틸먼 지음, 방진이 옮김 / 돌베개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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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돌보다》
Mother care
린틸먼지음
돌베개

의무,사랑,죽음 그리고 양가감정에 대하여

(10p.)
1994년 말, 어머니가 병을 얻었다.
그 11년동안..
그 11년은 죄절의 연속이었고 배움의 과정이었으며 이상하게도 깨달음의 시간, 일종의 병적인 깨달음의 시간이었다.
미칠 것 같은, 우울하기 짝이 없는 날들이었다.

어머니에게는 모는 날들이 하루였다.

(240p.)
어머니는 누워서 죽어가고 있을 때 침묵했다...
어머니의 마지막말, 돌아가시기 나흘 전에 자신의 장난꾸러기 고양이에게 한 말은 "가만히 있어"였다. 이후에 다른 말은 없었다.
어머니의 마지막 호흡을 기다리면서
경이로운 죽음의 순간이 찾아오는 것을 지켜봤다.
그 순간은 지워지지 않는 이미지다.
나는 지금도 그 장면을 본다.

어느 순간 나는 좋은 딸 노릇을 한 것을 후회했고
그 11년을 어머니를 위해 보내지 않았더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친구에게 그런 얘기를 하자 친구는 놀라며 말했다.
"하지만 그랬기 때문에 스스로가 대견하고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니?"그렇지 않았다. 나는 내 희생이, 그걸 희생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어머니를 위한 희생이 헛일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이제는 그런 생각도 내려놓아야 한다.

소설가이자 문화비평가, 영문학과 교수인 린 틸먼이 자신의 어머니가 98세에 죽음을 맞이하기 11년전부터 가까이서 돌보며 느꼈던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머니의 인생에 대한 회고록이며 알츠하이머로 오진된 정상뇌압수두증이라는 질환으로 함께 살아가야 했던 여정을 객관적이고 사실적으로 일기를 쓰듯이 써내려간다.

이 글을 읽으면서 15년전 93세로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생각이 났다.
외조부와 우리는 어려서부터 함께 생활했었고,
외할아버지는 내가 초4학년때 돌아가셨다.
그이후로도 2~3년을 제외하고 외할머니는 엄마와 함께 생활하셨다.
그리고 83세쯤 위암수술을 받았고 2번의 고관절 골절로 1년은 누워서 생활하시면서 치매증상이 보였다고 전해들었었다. 나와 형제들은 직장생활로 타지에 살면서 일년에 3~4번만 고향집에 가게되니, 외할머니 소식은 엄마로부터 듣는게 전부였다.
엄마도 버겁고 힘들었을텐데... 어머니를 자식처럼 돌보며 느꼈을 책임감, 연민, 사랑, 애증...양가감정에 대해 단지 힘들다고만 말씀하시고 혼자 그 짐을 감당하셨던 거 같다.

이젠 엄마가 칠순이 넘은 내딸아이의 외할머니이다.
아빠는 83세, 감사하게도 건강하게 사회생활을 하신다.
난 엄마에게 이렇게 말하곤 한다.
엄마! 걱정하지마. 엄마가 아프면 내가 내딸이랑 와서 돌봐줄게!
노부모를 간병 또는 돌봄하는게 어떤 버거움과 책임과 고통의 시간이 될지 감히 상상도 안해 보고서 말이다.
린틸먼의《어머니를 돌보다》를 통해 나의 부모와 함께하는 시간에 대해, 부모님의 죽음과 돌봄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이젠 그 시간에 대해 준비하고 있을 때가 다가오고 있다고 알고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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