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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 대한 록 탐방기 - 신중현, 산울림부터 장기하와 얼굴들까지, 심장을 뜨겁게 달구는 록의 향연
하세가와 요헤이(a.k.a. 양평이형) 지음, 오오이시 하지메 엮음, 신혜정 옮김 / 북노마드 / 2015년 1월
평점 :
품절
10대때 부터 음악 특히 락음악에 관심이 많던터라, 이에 대한 책을 몇권구해 읽었었다.
전문적인 내용을 소화할 정도의 역량은 전혀 되지 않았기에, 대부분은 전설적인 아티스트와 그들의 명반 및 작품을 소개하는 내용이었고, 락이라는 분야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수준, 즉 교양수준의 소개서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책들의 대부분, 아니 전부는 모두 서양의 그것들을 소개하고 있다. 수십년 거슬러 올라가는 그 장르의 역사 그리고 전설적인 아티스트, 그리고 그들의 흑백사진들은 나의 경외심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고, 또한 척박한 한국록음악에 대한 개탄까지 느끼게 되었다.
하지만, 세기말 20세기를 정리하며 많은 전문가들 그리고 매니아들이 내놓은 100대명반~류의 글들을 읽으면서 적지않은 충격을 받게 되었다.
물론 그 상위권을 언제나 점유하고 있는 들국화를 위시한 80년대중후반이후의 아티스트들을 모르지는 않았지만, 그 이전 시대의 음악들, 신중현, 한대수, 산울림(어린시절 나에게 산울림은 산할아버지를 부른 동요전문그룹이었다!)등의 음악들은 그 이전 시절 우리에게도 추억할만한 그리고 여전히 살아있을 음악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려 주었다.
왜 우리는 우리의 것들을 제대로 추억하지 못할까..
이 책은 장기하와 얼굴들의 멤버인 일본인 하세가와 요헤이의 한국록음악 탐방기이다. 책제목의 "대한록" 이 책제목을 위해 만들어진 단어가 아니라 실제 일본에서 한국의 록을 칭할 때 쓰는 단어라고 한다.. 일본어로는 "다이칸로쿠"정도 될 것이다.
훌륭한 록의 기반을 갖고있는 일본에서 하세가와는 신중현과 산울림의 음악이 충격에 무작정 한국으로 건너오게 된다. 그리고 그들의 음악을 탐구하며 자연스럽게 한국록의 역사 그리고 과거 현재 미래에 자연스럽게 참여하게 된다. 이 책은 저자 하세가와의 이러한 일대기를 인터뷰의 형식을 빌려 그리고 있다.
책을 읽는 내내 내가 몰랐던 우리의 음악 그리고 무엇보다 한국록을 사랑하는 저자의 마음이 주는 감동이 전해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특정한 목표가 있었다면, 그 목표를 완수하는 순간 그 여정도 끝나버렸을 수도 있지만, 그런 목표가 없었기에 계속 이렇게 즐기며 탐구할 수 있었다는 저자의 말은 그 대상이 사람이건 음악이건 어느 하나에 대한 사랑 또는 정열의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 지 생각할 만한 여지를 주는 것 같다.
이 책을 덮으면서 저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었는데..마침 책의 뒷 표지에 이 책내내 저자가 경의를 표하는 신중현 선생의 글이 보였다. "우리 음악을 좋아해주어서 고맙다".. 이 한문장이면 충분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