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가 식기 전에

커피가 식기 전에 ㅣ 커피가 식기 전에 시리즈
가와구치 도시카즈 지음, 김나랑 옮김 / 비빔북스 / 2019년 7월

영화나 드라마, 혹은 어떤 소설에서 자주 보던 설정이라 새로운 느낌은 없을 거로 생각했다.

찻집에 온 손님에게 과거로 보내준다는 일이,

현실에서 불가능한 상황이 이루어지는 일이다보니 낯설면서도 설렜다.

우리가 한 번쯤은 꿈꾸어보던 일이었기 때문이다.

인간이기에 누구나 후회하면서 살아가기 마련이라

살다 보니 후회되는 어떤 순간을 다시 마주하면서 바꾸고 싶지는 않을까 하는 공감도 됐다.

골목에 자리한 찻집에 찾아오는 손님들의 마음을 만져주는 이상한 여행이 뭉클하다.

특히나 모두가 자기가 후회하는 과거로 다녀오고 싶어하는데,

마지막 카페의 주인 여자가 다녀오고 싶은 미래를 생각해보니 눈물이 날 것 같았다.

현재의 자기 선택이 미래에 어떤 장면을 만들었을지 궁금해하는 줄 알았는데,

막상 그 시간을 만나고 보니 궁금해서가 아니라 걱정되서였다는 것을 알겠다.

혹시 지금은 선택이 나만의 욕심 때문은 아닌가 염려스러웠을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이게 아니면 안 될 것 같아서 결정했는데,

미래의 어느 순간에 내가 없을 때 지금의 내 결정 때문에 후회하는 사람이 생길지도 모르니까.

조금 다르게 생각하니

현재에서 돌이키고 싶은 과거가 궁금한 것과 비슷하다.

과거를 바꾸면 현재가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하는 것과

현재의 선택이 미래에 영향을 미치니까 걱정하는 것.

어떤 것도 자기 인생이 될 수밖에 없으니 고민되는 건 당연하지.

과거로 다녀와도 달라지지 않는다는 게 이 소설의 메시지다.

그러니 현재의 이 순간을 잘 살아야 한다는 것.

어쩌면 과거의 나를 만나고 와서 현재를 더 잘 살아야겠다고 다짐하는 것.

이미 연극으로 올려진 이야기가 소설로 태어난 것이라고 하니 더 생생하게 들린다.

기회가 된다면 책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도 만나고 싶은 이야기다.

"본 리뷰는 출판사 경품 이벤트 응모용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