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인의 하루
김영글.안희제.정우열 지음 / 을유문화사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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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저자가 고양이, 식물, 개와 살아가는 과정의 공통점은 그들과 함께 살기로 한 순간부터 돌봄의 의무가 생겼다는 거다. 나만을 의존하고 필요로 하는 존재가 생긴다는 건 그만큼의 책임감을 요구한다. 나도 12살 16살 노견들과 함께하면서 이들이 나와 함께할 시간이 함께한 순간보다 길지 않겠다는 걸 매일 실감하며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고양이와 함께 사는 저자가 제주도로 이주할 때 있었던 에피소드는 내 경험을 떠올리게 했는데 탈장 수술을 한 사랑이를 기다리는데 회복실에서 생전 처음 듣는 울음소리에 놀라고 당황했었다. 바로 집으로 데려가지도 못하니까 더욱 속상했던 기억이 난다. [제주 공항에 도착했을 때, 스튜어디스의 손에 짐짝처럼 들려 나온 캐리어 속에서 모래와 녹두는 겁을 잔뜩 먹은 채 찍소리도 내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 멀리서 내 얼굴을 알아보자마자 목청을 높여 울기 시작했다. 세상에 의지할 거라곤 나 하나뿐인 바보들의 합창이 끝날 줄 모르고 이어졌다.(p.40)] 식물과 함께하는 저자의 이야기는 낯설었지만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해줬다. [위생의 이분법은 인간의 것이라서, 벌레를 없애 위생을 유지하는 것이 인간의 당연한 책임이라고 생각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벌레를 잡아서 식물을 지키는 것도 사실 벌레의 일이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조금 다른 생각이 열린다. 식물을 돌볼 때, 사람은 벌레의 몫을 하게 된다고. 그렇게 벌레의 일을 하며 사람은 거꾸로 벌레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p.162)] 계기가 없다면 인간 중심적인 사고를 하게 된다. 식물과 함께하는 삶이란 이런 거구나 벌레를 보는 시선도 달라졌고 아빠가 키우는 식물들도 좀 다르게 보인다. 강아지와 함께하는 삶은 나에게 길에 사는 고양이를 유심히 보게 하고 혼자 다니는 강아지를 보면 심장이 철렁이게 한다. 지금 제일 고민은 내 반려견들의 건강이다. [내 개도 남의 개들처럼 늙고 병들고 아프다가 죽을 거라는 걸 알지만 혹시 그런 날이 영영 오지 않는 건 아닐까 하고 막연히 기대했던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그날은 오고야 말았고, 한번 아프기 시작하자 개는 계속 아팠다.(p.297)] 강아지의 변화는 점차적이지 않았다. 순식간이었다. 개모차를 처음 샀을 때만 해도 뛰어내리고 싫어했지만 지금은 매우 편한 자세로 고개만 들고 주변을 감상한다. 죽음이란 인간에게도 동물에게도 식물에도 오는 것이고 다행인 건 그 어쩔 수 없음은 내가 감당할 몫으로 남아 있다. 그 이후는 아직 모르겠고 상상도 할 수 없지만 말이다.

✦ 을유문화사에서 책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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