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익은 작가들의 소설이라 그런지 겉으로 다 드러나지 않아 껍질을 한 겹 벗겨서 읽어야 했다. 김혜진 작가의 「빈티지 엽서」는 악스트에서 읽었는데 다시 만나 반가웠고, 최진영 작가의 「돌아오는 밤」은 지금 읽고 있는 에세이도 2024.12.3 비상계엄과 관련된 이야기라 더 몰입했다. 앞으로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는 더 읽게 되겠지.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을 읽으면서도 생각했지만 확실히 한국문학은 여성작가들이 강세다. _P.25광부들은 신분증 격인 소속 광업소의 인감증을 내걸고 술을 마셨다. 그러면 다음달 월급은 그 술값이 공제된 채로 나왔다. 화운갱 광부의 아내들은 남편의 월급봉투를 김춘영과 나눠 가진다고 생각하면서 살았다. "그이들이 나를 어지간히도 싫어했지요." 김 춘영은 말했다. "과부가 되고 나면 좀 덜 싫어했고." "내가 술만 판 건 아니었어요."#최은미 #김춘영_P.52하지만 어쨌든 간단히 요약하자면 이모는 내가 훌륭한 사람을 만나기를 원했다. 그래. 아주 훌륭한 사람. 왜냐하면 진이야. 너는 아주 괜찮은 아이거든. 착하 고 다정하지. 누구보다 내가 잘 알아. 그러니까 너처럼 훌륭하고 멋진 사람을 찾아야 해. 알았지?#강화길 #거푸집의형태_P.127그렇게 말할 때는 펑 하고 터지는 대신 피시식 새어나왔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그런 게 바로 혐오라고 말했다. 혐오란 그런 것이라고, 터지는 게 아니라 새어나오는 것이라고. 엄마가 내게 그랬다고.#김인숙 #스페이스섹스올로지_P.161이런 일련의 일을 통해 그녀는 친절과 선의가 완성되는 데에는 두 가지 조건이 있음을 배웠다.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친절과 선의는 있는 그대로 주고 있는 그대로 받을 수 있는 두 사람 사이에서만 유효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오염되고 변질되고 공중분해되면서 자신 혹은 상대를 다치게 만드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러므로 그것들은 누구나 쉽게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들은 취약했고 위험했고 다루기 까다로웠다.#김혜진 #빈티지엽서_P.198즉 갑작스러운 혹은 갑작스러워 보이는 불행은, 다른 종류의 불행도 예외는 아니겠지만, 사실상 매일매일 우리 곁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상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흰 두부처럼 잘린 그것을 임의로 한 조각씩 나누어 가질 뿐이다. 그것을 삶이라고 부른다.#배수아 #눈먼탐정_P.250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연이어 메시지가 올라왔다.대한민국 헌법 제2장 10조야.법이 그래.법이 그렇다고.헌법이 보장한다고.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행복할 권리가 아니야.행복을 추구할 권리야.우리도 그걸 추구하면 돼.#최진영 #돌아오는밤_P.293나한테 정말 중요한 일들이 있어. 내가 생각하기엔 사람들에게도 정말 중요한 일들이거든. 그래서 나는 자꾸 그걸 말하는데, 말하면 시답잖은 일이 돼.시답잖아져, 말하면서.#황정은 #문제없는하루✦ 문학동네에서 책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