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집
최은미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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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익은 작가들의 소설이라 그런지 겉으로 다 드러나지 않아 껍질을 한 겹 벗겨서 읽어야 했다. 김혜진 작가의 「빈티지 엽서」는 악스트에서 읽었는데 다시 만나 반가웠고, 최진영 작가의 「돌아오는 밤」은 지금 읽고 있는 에세이도 2024.12.3 비상계엄과 관련된 이야기라 더 몰입했다. 앞으로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는 더 읽게 되겠지.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을 읽으면서도 생각했지만 확실히 한국문학은 여성작가들이 강세다.

_P.25
광부들은 신분증 격인 소속 광업소의 인감증을 내걸고 술을 마셨다. 그러면 다음달 월급은 그 술값이 공제된 채로 나왔다. 화운갱 광부의 아내들은 남편의 월급봉투를 김춘영과 나눠 가진다고 생각하면서 살았다. "그이들이 나를 어지간히도 싫어했지요." 김 춘영은 말했다. "과부가 되고 나면 좀 덜 싫어했고." "내가 술만 판 건 아니었어요."
#최은미 #김춘영

_P.52
하지만 어쨌든 간단히 요약하자면 이모는 내가 훌륭한 사람을 만나기를 원했다. 그래. 아주 훌륭한 사람. 왜냐하면 진이야. 너는 아주 괜찮은 아이거든. 착하 고 다정하지. 누구보다 내가 잘 알아. 그러니까 너처럼 훌륭하고 멋진 사람을 찾아야 해. 알았지?
#강화길 #거푸집의형태

_P.127
그렇게 말할 때는 펑 하고 터지는 대신 피시식 새어나왔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그런 게 바로 혐오라고 말했다. 혐오란 그런 것이라고, 터지는 게 아니라 새어나오는 것이라고. 엄마가 내게 그랬다고.
#김인숙 #스페이스섹스올로지

_P.161
이런 일련의 일을 통해 그녀는 친절과 선의가 완성되는 데에는 두 가지 조건이 있음을 배웠다.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친절과 선의는 있는 그대로 주고 있는 그대로 받을 수 있는 두 사람 사이에서만 유효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오염되고 변질되고 공중분해되면서 자신 혹은 상대를 다치게 만드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러므로 그것들은 누구나 쉽게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들은 취약했고 위험했고 다루기 까다로웠다.
#김혜진 #빈티지엽서

_P.198
즉 갑작스러운 혹은 갑작스러워 보이는 불행은, 다른 종류의 불행도 예외는 아니겠지만, 사실상 매일매일 우리 곁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상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흰 두부처럼 잘린 그것을 임의로 한 조각씩 나누어 가질 뿐이다. 그것을 삶이라고 부른다.
#배수아 #눈먼탐정

_P.250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연이어 메시지가 올라왔다.
대한민국 헌법 제2장 10조야.
법이 그래.
법이 그렇다고.
헌법이 보장한다고.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행복할 권리가 아니야.
행복을 추구할 권리야.
우리도 그걸 추구하면 돼.
#최진영 #돌아오는밤

_P.293
나한테 정말 중요한 일들이 있어. 내가 생각하기엔 사람들에게도 정말 중요한 일들이거든. 그래서 나는 자꾸 그걸 말하는데, 말하면 시답잖은 일이 돼.
시답잖아져, 말하면서.
#황정은 #문제없는하루

✦ 문학동네에서 책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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