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사랑한 예술가
조성준 지음 / 작가정신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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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에 대해 잘 몰라도 이 책에 나오는 예술가의 이름은 대부분 알 수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나는 그들의 일부분만을 알고 있었다. 이 책은 예술가들의 작품이 아닌 이면을 알게 한다. 흥미로웠던 점은 미국의 매카시즘으로 인한 예술가들의 상황과 일제 강점기와 독재로 핍박받던 우리나라 예술가들의 상황이 매우 비슷하다는 것이다.

_P.112
하지만 변화의 시작은 항상 그랬다. 수백 년 전 “지구는 둥글다”고 주장했던 과학자는 화형에 처할 뻔했다. “여성에게도 선거권을 달라!“고 외친 여성은 과격한 주장을 펼쳤다며 핍박당했다. ’하늘을 나는 기구‘를 만들겠다고 나선 형제는 미친놈 소리를 들었다. 시간이 흘러 그들은 모두 승리했다. 전복적인 사람들이 결국 정복한다. 케이지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이 왜 새로운 생각을 두려워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나는 오래된 생각이 두렵다.“
존 케이지 작곡가, 1912-1992

_P.121
그는 텔레비전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는 평범한 사람들을 눈여겨봤다. 사람들은 텔레비전을 보면서 바다 건너에 어떤 도시가 있고, 그곳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지 상상했다. 극장에 가기 힘든 사람은 텔레비전에서 틀어주는 영화를 보며 웃고 울었다. 고된 노동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보통 사람들은 저녁에 텔레비전 앞에 앉아서 가족과 함께 휴식을 취했다. 혼자 살면서 외로움에 허덕이는 이들에게도 텔레비전은 괜찮은 친구였다. 텔레비전 안에는 사람이 있고 삶이 있기 때문이다. 백남준은 텔레비전이라는 기술이 일상을 풍요롭게 하고, 지금보다 더 나은 미래를 만든다고 믿었다. 〈TV 부처>, <굿모닝, 미스터 오웰>, <다다익선> 모두 기술에 대한 긍정이 가득한 작품이다.
백남준 미디어 아티스트, 1932-2006

_P.144
전설이 된 재즈 아티스트 대부분은 기구한 삶을 살았다. 그들 중 상당수가 흑인이었던 이유도 컸지만, 마약이 끼친 영향도 무시 할 수 없다. 당시 재즈와 마약은 뗄 수 없는 관계였다. 무대 위에서 영혼을 바친 연주자들은 무대에서 내려오면 마약과 술의 세계로 망명을 떠났다. 빌리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밑바닥과 최상의 삶 모두에서 차별을 겪었다. 10대 때 받았던 상처도 아물지 않았다. 언제나 마음속에선 피가 철철 흘렀다. 이 상처를 마약으로 잊고자 했다. 가수로 벌어들인 돈을 마약 사느라 탕진할 정도였다. 주변엔 나쁜 남자도 많았다. 대부분 빌리의 명성을 이용해 한탕 해먹으려는 건달 같은 남자들이었다. 1950년대 들어 빌리의 건강은 급격히 나빠졌다. 마약에 절어 목소리도 망가졌다. 하지만 그런 채로도 계속 노래를 불렀다. 알궂게도 황폐해진 빌리의 목소리는 그 자체로 하나의 스토리가 됐다. ’불우한 삶‘이라는 서사와 함께 빌리는 전설이 됐다.
빌리 홀리데이 가수, 1915-1959

✦ 작가정신에서 책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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