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만 보고 억압되어 살던 여자들이 반항하는 발칙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엄마와 딸의 관계는 만국 공통인 걸까. 엄마에 대한 딸의 일방적인 짝사랑, 딸이 자신이 원하는 모습이 아닐 때 애써 외면하는 엄마, 딸이기에 자신을 무조건 이해해야 한다는 엄마의 이기심 심지어 남아 선호마저 너무나 낯익은 것들이라 책을 읽는 내내 기분이 이상했다._P.22어느 게 더 웃기는지 모르겠다. 율라가 내 마흔 먹은 몸뚱이가 그 긴 세월 남자와 섹스를 해본 적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아니면 그 세월 동안 함께한 그 모든 일 뒤에도 우리 둘 다 아직 처녀라고 생각하는 것일까.『율라』_P.110“엄마는 나한테 하느님 이야기는 한마디도 할 수 없어요. 절대로. 엄마가 가장 추하니까. 엄마하고 닐리 목사가. 가장 추해.” 가슴이 들썩거리고 있었고 원하는 것과는 달리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그러니 이제는 걱정하지 마, 엄마, 내가 조금이라도 엄마처럼 되고 싶어할까봐. 맹세하는데, 내 인생은 절대 엄마 인생하고 같지 않을 거야. 아름다울 거니까, 부스러기가 아닐 거니까.”『복숭아 코블러』_P.230딸은 어린 시절 여름방학 때 가끔 자신에게 자기 진짜 이름을 소곤거리곤 했다. 그저 그 이름을 한 번도 듣지 못하고 몇 달이 지나가버리는 걸 막으려는 것이었다. 선생님들을 제외한 모든 사람이 엄마를 따라 그녀를 절대 이름으로 부르지 않고 늘 “딸” 이라고 불렀다, 마치 그녀가 오직 어머니와의 관계, 집에서 하는 일과의 관계 속에서만 존재한다는 듯이.『에디 레버트가 올 때』✦ 문학동네에서 책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