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란한 아침의 나라
신원섭 지음 / 황금가지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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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란한 아침의 나라』에 나오는 여러 인물은 각자의 이익을 위해 노력하지만, 원하는 결과 이상의 선을 넘지 않는다. 각자의 이해관계에서 최선의 결과를 얻기 위해 행동할 뿐 영원한 동지도 영원한 적도 없다.
하나연은 제2의 오유라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나의 예상과 다른 선택을 한다. 누구보다 정의로운 사람은 아니지만 고영희를 배려할 정도의 양심은 있는 사람이다.
고영희는 자신을 착취한 오유라와 그루밍 성범죄자 진상에게 큰 타격을 준다. 모두가 그를 약자라 생각했지만 말이다. 경제적 여유도 생겼으니 아이와 함께 나은 삶을 살 수 있을 거다.
이진수는 무사히 가양시를 벗어났을 것이다. 5년 전 도미애와 이진수 사이에 있던 사건은 뭘까. 위기 순간 보인 아이의 환영도 궁금하다. 왠지 이진수에 대한 이야기는 다른 책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이야기는 끝났지만, 결말이 극단으로 치닫지 않았기에 등장인물 모두 잘 살 것 같다. 김주미와 오유라는 재기를 준비하고 도미애는 새로운 권력자의 뒤처리를 하며 이득을 취하겠지. 한 사장 또한 돈이 많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으니까.

_P.71
SNS의 시대에 《가양일보》 같은 군소 지방지가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옳은 말을 하기 위해 대가를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시대의 정의는 이미 희소가치를 잃은 지 오래였다.
트위터 계정만 있으면 누구든지 입바른 말을 쏟아 낼 수 있었다. 그 덕에 정의는 나날이 가벼워졌다. 현실에선 좀처럼 볼 수 없는 올바름이 온라인에서는 강물처럼 흘러넘쳤다.
누구나 옷을 갈아입듯 말을 바꿀 수 있었다. 아름다운 구호에는 팔로워가 따라붙었다. 바야흐로 모두가 쉽고 빠르게 정의로워지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_P.103
하나연은 정치인이 되기보다 정치인의 절친한 친구가 되고 싶었다. 복지단체 대표보다는 자문 변호사가 되어 따박따박 자문료나 받으며 조용히 살고 싶었다.
과한 욕심을 부리다 화를 입을까 두려웠고, 권력의 달콤함에 중독되어 추하게 늙어 갈까 봐 겁이 났다.
그런 점에서는 역시 돈이 최고다. 인간의 영혼은 세월에 의해 부패하지만, 돈은 시간을 양분 삼아 자라나니까.
_P.351
누구도 해칠 수 없는 자는 선한가?
모두에게 무해한 인간은 결코 선한 사람일 수 없다. 누구도 해하지 못하는 자가 선한 게 아니라, 해할 수 있음에도 그러지 않는 자가 선한 것이다.
승자가 된 하나연의 미래에는 절대 선과 절대 악 사이의 무수한 갈림길이 존재했다. 그녀는 진정 정의로운 변호사가 될 수도, 제2의 오유라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나연은 생각했다. 오유라를 꺽고 한 사장을 굴복시킨 뒤에야 마침내 선택권이 주어진 셈이라고. 누군가를 해칠 수도 있는 힘을 가지게 되었는데, 앞으로는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하던 하나연은 고개를 흔들어 잡념을 떨쳐 버렸다. 그녀가 체념한 듯 중얼거렸다.
“어차피 세상은 끔찍하고, 사람들은 다 별로야.”

✦ 황금가지에서 책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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