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기다리던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이지만 보던 이름, 비슷한 소재에 이전보단 관심이 떨어진 상태였다.2022년 수상작 중에서 김멜라 작가의 저녁놀은 정말 좋았다. 퀴어라는 장르의 파이가 커졌다는 게 직접적으로 느껴진 게 8편의 수상작 중에서 2편이 퀴어소설이다.저녁놀의 화자 바이브레이터는 자신의 존재를 잃어버린 두 여자 눈점과 먹점을 원망하며 두 사람의 관계가 영원하지 않을 거라고 말한다. 소설을 읽는 나 또한 그랬는데 두 사람은 나와 바이브레이터의 예상을 빗나가며 각자에게 중요한 것보다 서로에게 중요한 것을 지켜주려 한다.P.84냄비에 밥과 물을 넣고 뭉근한 불에 휘저으며 먹점은 팀장에게 연차 사유를 다르게 말하는 걸 상상했다. 가족이 아파요, 애인이 몸살이 났어요, 아내가 감기 기운이 있네요. 그런 말을 떠올리며 자신이 보호하고 보살펴야 할 가족은 눈점인데, 눈점이 아플 때 거짓말을 해야 한다는 것에 가슴이 저렸다. 지난달, 고양이를 키우는 동료가 고양이가 아파 병원에 데려가야 한다며 조퇴를 했을 때 사람들은 고양이도 식구고 가족이라며 잘 다녀오라고 했다. 그런데 나는? 나와 눈점이는? 우리는 반려동물과 반려인의 관계도 못 되는 걸까. 나와 지현이는 언제까지 먹점, 눈점이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