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기원
토니 모리슨 지음, 이다희 옮김 / 바다출판사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간은 왜 나와 타인을 나누는가



인간을 무엇 때문에 나와 타인을 나누고 또 차별을 하는가?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토니 모리슨이 2019년 세상을 떠나기 2년 전에 출간된 《타인의 기원》은 슬림한 책의 외형과는 달리 '인간의 타자화'라는 묵직한 주제를 담고 있다.


'반복되어온 인종차별의 역사는 상대를 타자와 함으로써 시작된다'라는 문장에 절로 고개를 끄덕여진다. 누구나 이방인이다.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인종차별 외에도 우리 사회에는 수많은 종류의 차별이 존재하고, 차별은 사회 갈등의 원인이 된다.


지구상의 거의 모든 집단은 권력이 있든 없든 자기 집단의 신념을 강화하기 위해 타자를 만들어 세움으로써 비슷한 방식으로 타 집단을 통렬히 비난해왔다. 현재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치판의 '편가르기'가 좋은 예이다. 무슨 말이든 다른 편의 말은 무조건 틀렸다고 한다.


차별을 부르는 '타자화'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변화를 만들기가 쉽지 않다. '타자화'는 자기 집단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어서 바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데다 '타자화'를 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사람은 어떻게 하면 인종차별, 성 차별을 하게 되는 걸까? 누구도 태어날 때부터 인종차별을 하는 사람은 없다. 애초에 성차별을 하기 쉬운 소인을 가진 태아도 없다. 타자화는 강의나 교육을 통해 배우는 것이 아니라 남이 하는 것을 보고 따라 배우게 된다. P. 3

노예를 굳이 전혀 다른 종으로 취급해야 하는 필요는 무엇 때문일까? 아마도 자기 자아가 지극히 정상임을 확인하려는 그들의 절박한 시도가 아닐까 싶다. 인간과 비인간을 명확히 구분하려는 시도가 얼마나 강력하고 집요했으면, 비하의 대상이 아니라 비하하는 그 주체에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될까. P. 62



비인간화를 위해 의도된 타자화


인종 이라는 개념은 권력과 통제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관념으로, 지구상의 거의 모든 집단은, 권력이 있든 없든, 타자를 구축함으로써 비슷한 방식으로 타 집단을 통렬히 비난해왔다. p.147


어렸을 때, 해리엇 비처 스토의 《톰 아저씨의 오두막》을 별다른 생각 없이 읽었다. 그러나 토니 모리슨은 《톰 아저씨의 오두막》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았다. 흑인 노예 가족의 집 주변을 무척 아름답고 낭만적으로 묘사한 점, 바닥에 던진 음식을 즐겁게 주워 먹는 흑인 노예 자식들의 모습 등은 백인 주인의 아들이 오두막에 안심하고 놀러 갈 수 있게 설정한 장치라는 것이다.


토니 모리슨은 《톰 아저씨의 오두막》을 낭만화된 장면이 가득한 백인들을 위한 소설이라 지정하고 있다. ‘스토는 노예제도의 성과 낭만을 무균 상태로 만들었으며, 게다가 그것에 향수를 뿌리기도 했다’고 말이다. 그때는 무비판적으로 읽었던 소설이 토니 모리슨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다르게 다가왔다.

왜 인간은 나와 타인을 나누려 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하는 책이다. 세상 모든 차별은 상대를 ‘타자화’함으로써 생겨난다"라는 것이다. 역사 속 미국의 백인들이 아프리카계 흑인들을 대함에 있어 그들을 자신들과 완전히 다른 인간으로 명확히 구별하려 시도하였는데, 이 시도를 타자화로 본 것이다.


인간은 다른 인간을 비인간화하기 하기 위해 '타자화'라는 '의도적' 노력을 기울인다. 다른 인간을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기 위해 일단 타인으로 만든다. 타네히시코츠

타자화를 멈출 수 있는 방법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