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아버지 단비어린이 문학
이정록 지음, 배민경 그림 / 단비어린이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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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 대한 책은 종종 만났던 것 같은데... 아빠에 대한 책은 글쎄... 있었던가? 동시집에서 퇴근하는 아버지를 만났던 기억은 있는데 이렇게 글책은 드물다. 반가운 마음에 책을 펴들고 앉았다.




이정록 작가와 그의 아버지에 대한 추억이라 했다. 오래된 기억이라고 했는데 글을 읽으면서 머릿속에서는 적당한 장면이 떠오르는 걸 보니 둘 중 하나다. 내 기억도 오래되었거나, 기억이 재미있거나. 다시 생각해 보니 둘 중 하나가 아니라 둘 다인 것 같다.






소를 팔러 장에 가서 국밥 한 그릇 먹는 사이 소가 없어졌다. 이런 낭패가 있나... 소도 없고 송아지도 없고. 조그만 강아지도 아닌 데 그것도 두 마리씩이나 누가 훔쳐 갔단 말인가! 



책을 읽는 나까지 낙담한 채로 부자와 함께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 어찌 된 일일까! 외양간에 소와 송아지가 떡하니 누워 자고 있는 게 아닌가!! '오홋.' 나도 모르게 웃었다. 다행이다. 참 다행이었다. 





완전 빵 터졌던 장면이다.


"난 본래 안 씻어. 며칠 전 미술 시간에 묻은 거야."


우하하~~~ 며칠 전에 묻은 건데 아직 안 씻고 있다고 말하는 친구나 그걸 받아치는 친구나 모두 같다. 꼬질꼬질 냄새가 나는 것 같다. 



나 국민학교 4학년 때 '신초코'라는 친구가 있었다. 성은 '신'이었고,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얼굴이 까매서 별명이 '초코'였다. 자꾸 부르다 보면 '신초코'가 아니라 '신쪼꼬'가 된다. 신쪼꼬. 이 부분에서 웃다가 갑자기 신쪼꼬가 생각나는 이유가 뭘까.



아버지의 솔직한 모습을 쓰겠다고 머리에서 예고하신 것처럼 꾸밈없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만난 것 같았다. 옆집 아저씨를 본 것처럼. 그래서 우리 아부지도 생각난다. 헛기침 흠흠 하면서 전화 오기 전에 한 번 가봐야겠다.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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