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제나 말하고 있었어 문학의 즐거움 60
문경민 지음, 레지나 그림 / 개암나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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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고 나는 읽기를 망설였다. 왠지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그러다가 다른 책들 사이에 오묘하게 끼어서 숨바꼭질을 했다. 찾으면 안 보이고, 잊을만하면 불쑥 불쑥 나타나는 혜나.





주인공 혜나는 말을 잃었다. 7살 때 비행기 사고로 엄마와 아빠를 하늘나라로 보내면서 말도 같이 보냈는지 입을 꾹 다문 채 할아버지와 살고 있다. 


부모님을 한꺼번에 갑작스러운 사고로 잃는다는 건 현실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만큼 슬픈 일일 것이다. 어쩌면 혜나가 말을 잃은 것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 충격을 어디론가는 내놓아야 하니까. 


혜나가 동물과 말을 하는 것이 어쩌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조차 혜나의 상상이라는 것을 깨달으면서 혜나도 나도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세상에 혼자 덩그러니 남겨진 채로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엄습했다. 


울컥했지만 참았다. 혜나도 울지 않는데 내가 책을 읽으며 울 수는 없었다. 눈물을 흘리기보다 혜나를 응원하고 싶었다. 할 수 있다고, 말을 할 때까지 기다리며 힘을 보태겠다는 생각을 하며 꾹 참았다.



나는 직장에서 혜나와 같은 아이들을 많이 보았다. 결혼하기 전이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마음보다는 그저 안타깝고 애처로운 마음이 더 컸다. 하지만 아이를 셋이나 키우는 엄마의 입장에서 혜나를 만나니 내 아이 같다. 그래서... 마지막에는 결국 각티슈를 끼고 줄줄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혜나가 결국 말을 하게 되었기에 기쁨과 안도의 웃음도 있었다. 입으로는 웃으면서 눈물을 흘리는 아이러니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혜나와 할아버지가 추모공원으로 가는 장면을 마지막으로 배웅하며 뒷장의  '작가의 말'로 넘어갔다. 


아... 작가님...


작가님의 이야기였다. 혜나가 말문을 열기를 바라는 소망은 딸에 대한 작가님의 마음이었다. 혜나의 마음이 이렇게 잘 표현될 수 있었던 것은 작가님의 진심이었기 때문이리라. 그렇다면 작가님의 마음 위에 내 마음도 얹어서 혜나들에게 전하고 싶다.


언제나 말하고 있는 많은 혜나들에게 언제나 잘 듣고 있으며, 들을 준비를 하겠노라고 말하고 싶다.



책을 읽고 생각을 정리하며 모카크림빵을 먹었다. 맛있었다. 하지만 '혜나 크림빵'에서 사 먹을 수 있다면 왠지 더 맛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맛뿐만 아니라 행복도 함께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이 생겼다. '혜나 크림빵'에서 파는 빵을 먹으면 걱정도 잊은 채 달콤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https://blog.naver.com/cau9910/222232208251



* 개암나무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솔직하게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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