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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승 인간 - 좋아하는 마음에서 더 좋아하는 마음으로
한정현 지음 / 작가정신 / 2023년 8월
평점 :
[작정단 11기 #서평단]
인간은 입체적이다. 이 당연한 말은 실생활에선 생각보다 받아들이기 힘든 것 같다. 그래서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상황에따른 자아를 여러 개 구비해 두는 방법을 택했는데 확실히 정신건강에 이롭다. 언젠가 남들 앞에 창작물을 내놓을 일이생길 경우를 대비해 다양한 필명도 만들어 두었고. 내가 스무 살이 넘어서 필요에 의해 시작한 ‘자아 나누기’를 한정현 작가는 훨씬 일찍, 자연스럽게 시작했다고 한다. 『환승 인간』은 어릴 적부터 다양한 곳으로 ‘환승’한 경험이 담긴 저자의 첫산문집이다. 한정현 작가의 환승은 장소에 국한되지 않고 다방면에서 이뤄진다. 어린 시절 직접 지은 ‘난희’란 이름부터한국영상자료원에서 본 영화들까지. 산문집이지만 큰 흐름을 가지고 이야기가 이어지는 구성이라 소설 느낌으로 읽을 수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좋았다. 정말 좋았다. 『나를 마릴린 먼로라고 하자』(이하 『~마릴린 먼로~』)가 감정적으로 큰 충격을준 소설이라 산문집이 몹시 궁금했는데 헉! 하고 놀랄 만큼 공감되거나 인상 깊은 구절이 많았다. 특히 영화 감상문을 흥미롭게 읽었음. 여기서 세상을 보는 시선이 나와 다르다는 게 확 체감됐기 때문. 『~마릴린 먼로~』와 <책읽아웃> 239회로 접한 한정현 작가는 ‘나 자신’으로 존재할 수 없게 만드는 사회의 교묘함을 잘 캐치하는 사람이라고 느꼈는데, 이 부분이 『환승 인간』 영화 감상문에서 잘 드러난다. 나는 생각해 본 적 없는 방식으로 영화를 보더라.
<행복한 라짜로>를 예로 들자면... 이 영화는 극장에서 볼 때도, 보고 나와서 해석이나 감상을 찾아봐도 도무지 이해할수 없었다. 성경 모티브인가 싶었지만 성경알못이라 해석을 봐도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이 없었음ㅋㅋㅋㅋㅋㅜㅜ 그런데한정현 작가는 성경 관련 풀이보단 사회와 인간, 그리고 자연 사이에 발생하는 착취 구조로 영화를 풀어낸다. 이해하기를포기하고 기억 저편에 묻어둔 영화였는데 덕분에 실마리를 얻은 기분. 영화도 에세이도 좋아하는 내게 안성맞춤인 책이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