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래 동화의 현대를 배경으로 옮겨온 것 같은 귀여운 이야기입니다.
옛날 이야기 속에나 나올 법한 여우 나라와 호랑이 산신 자담, 서왕모등의 등장 인물들이 보통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외의 존재와는 다르게 친근하게 느껴져서 어른용 전래 동화를 보는 기분이었습니다.
나라가 말투만 보면 어르신 같은데 행동이나 하는 짓은 어리광쟁이 같은 게 아이 같기도 한데 오히려 이런 언벨런스한 점이 나라의 정체성을 표현한게 아닌가 싶어요.
말투는 오랬동안 살아온 나라의 실제 나이를 표현하는 것 같고, 떼도 쓰고 말썽도 피우는 아이같은 점은 어린 시절 부모로 부터 버림받은 후 자라지 못한 나라의 마음을 표현한게 아닐까요? 오랜 세월 살아왔지만 여전히 아이같은 나라를 보면 그 동안 나라가 소원을 들어줬던 인간들 중에서도 믿고 의지하고 기댈 인물들이 없었던 것 같아서 왠지 더 짠해집니다.
이제야 드디어 원희를 만나서 의지하고 믿고 마음을 준 나라가 원희와 평생 함께하기 위해 여우에서 인간이 되고 난 후 이전과 다르게 능력도 아무런 힘도 쓸수 없어서 툭 하면 다치지만, 원희와 함께 살아가고, 늙어가며, 항상 행복한 나라의 모습 때문에 힘이 사라져 약해진 나라가 안쓰럽긴 했지만 안타깝지는 않았습니다. 특히 모두모두 행복한 결말이라 맘에 들었습니다.
소재나 등장 인물도 흥미롭고 내용도 재밌어서 가볍게 읽기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