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와 그들의 정치 - 파시즘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제이슨 스탠리 지음, 김정훈 옮김 / 솔출판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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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그들의 정치> 제이슨 스탠리, 김정훈, 솔출판사

파시즘은 어떻게 작동하는가라는 부제처럼 이 책은 최근 다시 여러 나라에서 각광받고 있는 파시즘들이 어떻게 발현되고 프로파간다를 형성해가는지 설명하면서 파시즘이 형성되는 과정과 세력을 얻어가면서 어떤 부분을 고리로 공격해 가는지 차분하게 설명하고 있다.

파시즘은 왜 어떻게 생겨나는가? 파시즘은 인간을 분류하고 인간을 증오해서 인간에 대한 이성을 마비시키는 이념을 의미한다.

나치의 유대학살이나 현대 미국의 흑인에 대한 인종적 차별이 모두 파시즘으로 설명이 가능하지만 이 책에서는 과거 히틀러나 무솔리니는 물론이고 최근 프랑스 극우를 이끌고 있는 르펜이나 미국에서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는 트럼프를 등장시켜 그들이 말하고 있는 것들이 어떻게 파시즘과 연결되는지 이야기하고 있다.

사실 프로파간다를 이끌어내어 상대진영을 공격하는 파시즘이 우파의 전유물은 아니지만 평등의 개념이 약한 우파에서 손쉬운 도구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유럽이나 북미권에서만 파시즘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인도의 힌두민족주의를 내세우는 RSS나 일본의 평화주의 폐기와 같은 보수화 또는 중동의 이슬람화도 또다른 의미에서 파시즘이고 이런 파시즘은 전세계 적으로 상대에 대한 증오에 기반한 잔혹한 학살을 서슴치 않고 자행하고 있다.

특정한 인종이 더 잔인하거나 무법적이거나 야만적일 것이라는 가정은 언제나 비극을 낳게된다. 나치의 유대인 척결에서 어느 순간 단순 벌금형이나 범칙금 정도의 불법성 조차 용납하지 못하는 것을 수긍하게 되는 장면은 우리의 나약함과 논리적 취약함을 그대로 들어내는 장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러니 하게 히틀러는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정권을 잡아 파시즘으로 치달았고 현재 일본의 정치도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일당독재나 다름 없는 상황을 이어가고 있다. 인도나 몇몇 나라에서도 이와 비슷한 상황들이 이어지고 있다.

과연 민주주의가 포퓰리즘을 이겨내고 선한 대의를 이끌어 갈 수있을 것인지 이 책을 포함해 최근 많은 연구자들의 의구심에 공감하는 순간들이 많아진다.

혐오와 증오를 멈추게 하면 더 좋겠지만 혐오와 증오가 공개적으로 들어나는 순간만이라도 막아야 한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든다.

인간이 가진 능력중에 가장 안타까우면서도 놀라운 면은 본능을 제어할 수 있는 이성을 가진 존재라는 점이다.

그렇다고 인간이 가진 이성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도 멍청한 짓이겠지만 인간이 가진 이성을 가볍게 여기기엔 그 매력이 작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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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의 역사 - 한국 현대사의 숨겨진 비극들
김성수 지음 / 필요한책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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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의 역사> 김성수, 필요한책

한국 현대사는 많은 비극이 숨어있는 역사다. 이미 잘 알려진 비극들도 있고 아직 진실을 밝히지 못한 채 슬픔만 남은 순간들도 있다.

이 책은 50년대부터 90년대까지 한국사에서 잊혀진 비극들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와 진싦/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 활동하며 알게된 사실들을 기반으로 대중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현대사의 잔혹함을 재조명하고자 한다.

책은 9080년대를 시작으로 7060년대, 5040년대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며 시대적 특징에 따른 사건들을 모아서 보여주고 있다.

80년대 90년대는 전두환정권으로 상징되는 군사정권 말기이자 학생운동 세력이 커지면서 정권과 갈등하는 시대였던 만큼 주로 대학생들의 의문사를 다루고 있다. 학출로서 노동운동에 투신했던 박태순의 의문사라던 당시 지방 소도시 대학교에서 공공연하게 자행되던 백색테러에 희생된 것으로 추정되는 동우전문대 총학생회장인 김용갑 학생의 의문의 교통사고도 있었지만 주로 시위도중 잡혀 경찰서에서 바로 강제 입영되어 군생활을 하다가 프락치 활동을 강요받던 와중에 군대 내에서 의문의 죽음을 맞이한 대학생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60년대 70년대는 박정희 정권시절이었다. 쿠데타로 정권을 잡고 반공을 국시로 정하며 공안통치를 자행했던 정권답게 많은 이들이 간첩으로 몰려 죽어갔는데 외국생활을 오래했던 교수가 단지 측근 길들이기 차원에서 간첩으로 몰려 사형당했다는 사실은 정권이 어떻게 유지되고 있었는지 잘보여주는 사건이었다.

그 중에서도 북한의 고위직이었던 탈북자 이수근의 사례는 자유를 찾아 내려왔던 탈북자였지만 이 곳에서도 자유가 없어 해외로 망명하려다가 이중첩자로 몰려 사형당하는 장면에서 슬픔보단 기구함이 느껴진다.

40년대 50년대는 이승만 정권시절 막 분단이 이루어지고 좌우의 대립이 첨예했던 상황에서 부역자로 몰려 죽임을 당하거나 보도연맹과 같은 조직적인 학살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그 당시 증오가 얼마나 컸고 무자비한 광기의 시대였는지 두려움에 떨게된다.

우리의 현대사는 증오와 광기의 시대였다. 누군가를 증오하고 미워하며 죽임으로써 나를 완성하려던 시대가 끝났다고 말하는데 얼마전 뉴스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에 대한 일부 비난하는 사람들의 태도나 이슬람 사원앞에서 돼지고기를 먹고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단식 시위현장에서 피자를 시켜먹는 조롱을 보면서 다시 증오와 광기의 시대를 맞이할까 두려움이 든다.

증오나 혐오의 감정을 가질 수는 있지만 그것을 말로 표현하고 행동으로 들어내는 것은 일종의 심리적 병으로 볼 수 있다는 며칠 전 라디오에 출연했던 심리학자의 말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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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가는 새로운 튀르키예 - 이슬람주의·포퓰리즘의 올무
김덕일 지음 / 렛츠북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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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가는 새로운 튀르키예> 김덕일, 렛츠북

과거 터키라는 영어식 발음을 최근 튀르키예라고 바꾸어 부르면서 이름은 아직 익숙하진 않지만 배낭매고 처음 다녀왔던 여행지여서 그런지 괜한 친숙한 느낌의 나라다.

그래서인지 튀르키예와 관련된 뉴스나 책이 나오면 좀더 관심을 두고 찾아보게 된다.

이 책은 튀르키예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한 저자가 현재 튀르키예의 정치상황에 대해 근대 오스만 제국의 칼리프 체계의 왕정이 끝나면서 수립된 정부의 역사적 배경부터 지금까지 튀르키예의 정치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 지 설명하고 있으며 현재 에르도안으로 대표되는 이슬람 원리주의 기반의 튀르키예 정치상황에 대해서 우리가 바라봐야 할 관전 포인트와 현실적인 이해관계들에 대해 면밀하게 짚어주고 있다.

튀르키예는 오스만 제국을 전신으로 하고 있지만 제국시절보다 영토가 많이 축소되어 현재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그런 이유는 근대 열강들과의 각축으로 촉발된 1차세계대전에서 독일 연합으로 참전한 탓에 패전국으로 승전국에서 국토를 뜯기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고 제국의 왕정이 약화됨에 따라 튀르키예 내의 민족주의자들에 의한 근대적 사회체계에 대한 열망이 집약되어 아타튀르크 케말로 대표되는 민족주의자이자 세속주의자 들에 의한 정권이 성립되게 된다.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지만 세속주의라는 말이 가지는 배경은 중세 종교의 지배를 받았던 유럽에선 중요한 사상이었고 이슬람이 다수이면서 왕정과 종교정이 일치되어 있던 튀르키예에선 세속주의는 근대화의 중요한 이념으로 자리잡게 된다.

결과적으로 현대 튀르키예에선 세속주의와 이슬람 원리주의 간의 정치적 대립이 끊임없는 이슈로 자리하게 되었고 세속주의는 사회주의적 성향과 결부되며 강압과 전제적 성격을 나타내고 오히려 이슬람 원리주의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모순적인 형태가 나타나게 된다.

이런 정치상황은 역설적인 상황이 종종 연출되게 되는데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이 정권을 잡게 되면 세속주의를 굳건하게 지키기 위한 쿠데타를 지지하게 되는 상황은 민주주의와 배척되는 모순된 상황이기에 여러 문제를 야기했고 결과적으로 현재의 이슬람원리주의를 표방하는 에르도안 체제를 만드는 원동력이 되는 역설이 성립되게 된다.

에르도안은 이슬람 정권을 원하고 이슬람 독재를 원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과거 칼리프 정권으로 회귀시키고 싶어하는 그의 모습은 마치 이란의 호메이니 혁명을 떠올리게 된다.

민주주의를 완성하고 싶어 택한 세속주의였지만 결국 이상으로 그치고 이슬람에 대한 탄압으로 표현되어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이 민주주의 신장을 슬로건으로 정권을 잡고 다시 이슬람 독재를 지향하는 것을 보면 민주주의란 어떤 수단이 되어야 하는지 전세계적으로 포퓰리즘으로 흐르는 민주주의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들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받아드려야 할지 생각하게 되는 부분이다.

저자의 시각이 명확한 책이지만 튀르키예의 현실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었고 우리 정치상황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여지가 많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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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트워크 레볼루션 - 보이지 않는 팀의 시대,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세달 닐리 지음, 신솔잎 옮김 / 청림출판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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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트 워크 레볼루션> 세달 닐리, 신솔잎, 청림출판

책 띠지에 있는 실리콘밸리는 출근하지 않는다라는 표제어가 눈길을 끈다.

코로나 영향 때문이긴 하지만 어느 순간 원격근무 또는 재택근무가 일상적인 모습처럼 다가오고 있다.

디지털 노마드의 삶을 꿈꾸게 되면서 원격근무는 단순히 트랜드가 아니라 나에겐 목표처럼 다가왔다. 전세계 어느 곳에서나 자유롭게 일하면서 서로의 결과물을 공유하면서도 팀웍이 잘 어우러지는 그런 업무환경을 꿈꾸게 되었다.

이 책은 그런 디지털노마드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진정한 원격근무가 무엇인지 어떤 고민거리가 있으며 그 고민들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들은 무엇인지 이야기하고 있다.

딱히 유명한 글로벌 업체들이 아니라도 원격근무를 실현하고 있는 다양한 회사의 사례를 접하게 되는데 아무래도 업무환경에 영향이 적은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들의 사례를 많이 접하게 되었는데 이 책에서는 좀더 다양한 사례와 협업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다국적 사람들이 모여서 일한다는 것은 다양한 문화가 충돌하는 현장이 되기도 하고 업무나 언어 기술에 대한 이해와 정도가 많이 다를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일 것 같다.

비대면 환경에서는 기본적으로 보지 못하는 사람들간에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고 다양한 협업도구를 적절하게 활용해야 하며 리더십에 대한 관점도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는 점을 잘 설명하고 있는 책이라 앞으로 원격근무환경을 구축하는 것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변화하는 기업환경에 걸맞는 재미난 주제의 책이었고 많은 사람들의 고민을 잘 표현해준 책이라 여러모도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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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인생 처음 동물잡학 - 귀엽고 웃기고 기발한 동물들의 사회생활
리젠룽 지음, 쑤란란 그림, 안지선 옮김 / 의미와재미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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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인생 처음 동물잡학> 리젠룽, 쑤란란, 안지선, 의미와재미

참 귀여운 책이다. 익숙한 동물들도 나오지만 정말 이런 동물이 있었나 싶게 신기한 동물도 다루고 있고 귀여운 그림체로 동물들의 특징을 잘 표현하고 있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마치 네 컷 만화처럼 단 두페이지에 동물들이 살아가는 일상에서 인간의 관점에서 신기하고 재미난 요소들을 잘표현해주고 있다.

수컷을 인형처럼 달고 다니는 아귀도 그렇고 의외로 동물이나 곤충세계에서 수컷들은 번식을 위한 수단처럼 느껴지는 경우들이 있다. 알만 낳고 도망가는 암컷새에 대한 이야기나 수정직후 잡아먹혀 영양을 위한 단백질 제공자로 생을 마감하는 경우가 종종 보인다.

물론 반대의 경우인 정자만 뿌리고 도망가는 놈들도 많지만 기본적으로 암컷이 번식의 주체가 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올챙이때보다 성장해 개구리가 되었을 때 더 작아지는 개구리가 존재한다는 사실도 신기하고 박쥐가 피를 나누는 사이라는 사실도 처음 알게 되었다. 아마도 뱀파이어의 전설도 그런 박쥐의 습성을 보고 만들어진 이야기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게하는 장면이었다.

동물의 세계에서 보여지는 다양한 위장술도 재미나고 코끼리의 똥을 먹고사는 것처럼 생태계가 순환된다고 보여지는 장면들도 재미나면서도 자연의 섭리가 느껴진다. 대나무를 즐기는 팬더가 소화력이 좋은 줄 알았는데 대나무를 즐기는 탓에 소화가 잘안되다는 사실은 왠지 웃프게 느껴졌다.

초딩을 위해 만화적으로 재미나게 표현된 책이지만 만화로 묘사된 내용이 과학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설명을 잊지않고 있어 성인인 내가 봐도 신기하고 재미난 이야기들로 가득한 책이라서 정말 시간을 순삭하며 한자리에서 다 읽어나가게 만드는 책이었고 재미나고 신기한 이야기에 다시금 한번씩 들춰보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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