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바꾼 커피 이야기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우스이 류이치로 지음, 김수경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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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커피 이야기

우스이 류이치로, 사람과 나무사이


*출판사 협찬도서를 받아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간간이 세계사 속에서 등장하는 커피는 무척 재미난 이야기들이 담겨있는 주제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면에서 <세계사를 바꾼 커피 이야기>는 나에게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독특한 쓴맛을 가진 검은 음료인 커피가 세계사의 흐름을 바꾸고 나아가 세계를 제패한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저자인 우스이 류이치로는 도쿄대 명예교수로 독일문학을 전공했다. <아우슈비츠의 커피>라는 책도 썼던 만큼 커피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
책을 펼치며 커피를 둘러싼 세계사의 흐름을 따라가본다.

커피는 처음 이슬람 수피교 수도사에 의해 수행을 위한 그리고 그들의 욕망을 억제하기 위해 마시던 음료였다.
17세기에 이르러 커피는 유럽 상업자본가와 정치권력자의 욕망을 자극하며 유럽과 세계 문화를 바꿔놓기 시작했다.

1706년 네덜란드의 식민지였던 자바 섬은 유럽에 커피 식민지의 원형을 제공하게 된다. 그들의 땅은 삶의 기반이 되는 식량 대신 커피 재배를 위해 쓰이고 원주민들은 값싼 노동력이 되는 식으로 말이다.
이후 네덜란드에서 건너온 커피나무는 루이 14세의 커피나무로 자라났고 여기에서 가능성을 알아챈 해군 대위였던 드 클리외가 네덜란드 식민지인 동인도에서 커피가 재배되는 것에 착안해 서인도제도의 마르티니크 섬에서 커피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이후 놀라운 생산량으로 세계의 산업과 무역에 큰 타격을 입히고 그 판도가 바뀌게 된다.

나폴레옹은 커피를 군대에 보급함으로써 다양한 산업의 혁신을 가져오게 되고 세계를 정복하고 싶은 나폴레옹의 야망과 함께 프랑스 산업 전반을 성장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영국에서 커피는 커피 하우스를 통해 사교의 장으로 인기를 얻게 되다가 이후 홍차와 차에 밀려나게 된다.
반면 프랑스에서는 커피와 카페가 정치와 토론, 각종 정보를 나누는 사교 공간으로 인기를 얻으며 프랑스 혁명이라는 결과를 낳는 계기가 되었다.

책에는 커피의 발견을 시작으로 수피교도가 욕망을 억제하기 위해 마시던 검은 음료인 커피가 자본과 정치의 욕망 속에서 어떻게 움직였는지 역사의 한 단면씩 들춰내어 이야기한다.
정치에서 문화와 예술로 확장되고 각 나라의 취향에 따라 갈라져 표현되기도 하는 커피를 중심으로 써 내려간 세계사는 나에게 역사 속에 일어난 사건들 속에 숨겨져 있던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전쟁에 커피가 관련된 일과 커피가 몸에 좋지 않다는 생각에 프랑스에서 풍부한 우유를 넣어 먹기 시작하면서 생겨난 카페오레 그리고 커피를 대체하기 위해 다양한 대용 커피를 만들어낸 독일 커피까지 커피를 중심으로 써 내려간 역사 이야기는 너무나도 재미있게 읽힌다.

내가 마시는 한 잔의 커피에 시대에 따라 생산구조나 정치 사정에 역사적 사례까지 풍부한 이야기가 넘쳐난다니 조금 놀라웠다.
자본주의 사회의 대표적인 상품인 석유와 커피, 똑같은 검은 액체지만 서로 다른 길을 보여주는 점에서 자본과 힘, 그리고 권력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사람들의 피로를 치유하고 건강을 되찾게 해주는 상품이라는 이미지를 은밀히 갖춘 채 등장해 진화해온 커피는 현재 우리의 삶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 책을 끝까지 읽은 직후 진한 커피를 한잔 타서 음미하며 마셔보라. 장담하건대, 그 맛이 이 책을 읽기 전과는 확연히 다를 것이다!’라는 저자의 말처럼 내가 지금 마시는 한 잔의 커피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지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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