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올바름 - 한국의 문화 전쟁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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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올바름> 강준만, 인물과사상사

오랜만에 강준만 교수의 저서를 접했다. 한국 정치 지형에 대해 여러가지 통찰을 보여주셨던 분이었던 만큼 정치적 올바름에 대해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궁금했었다.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 PC)이란 1980년대 미국에서 시작된 운동으로 국내에선 PC로 줄여서 불리기도 한다.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운동은 소수자에 대한 인권운동으로 출발해 성차별, 인종차별과 같은 다양한 형태의 차별에 반대하는 정치적 올바름을 실현해 나가고자 하는 것이었다.

주로 진보적이라고 주장하는 진영에서 많이 활성화 되어 있었던 정치적 올바름은 최근 페미니즘과 연계되어 많이 이야기되고 있는 경향이 있어 더욱 논란의 중심이 되어가고 있다.

강준만 교수는 이 책에서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주요 쟁점으로 자유, 위선, 계급이라는 세 가지 요소를 거론하고 있다.

PC에 대한 태도 중에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이 싸가지 없음이다. 올바른 의도에서 시작된 말이지만 결과에만 치중한 나머지 표현의 과격함이나 과정을 생략하는 잘못을 자주 접하게 된다.

최근 논쟁의 중심에 서게 되었던 가수 싸이의 '흠뻑쇼' 논쟁도 비슷한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을 잘 정리해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강준만 교수는 '정치적 올바름'의 생명은 바로 겸손이라고 말한다. 정치적 올바름을 전달하기 위한 인내와 겸손은 운동의 성패를 결정하는 힘이 된다는 것은 다른 많은 인식의 전화를 가져왔던 운동들이 걸어왔던 길이기도 하다.

자유에 대한 문제는 PC운동이 가지는 가해자 지목을 통한 SNS 검열관 역활에 대한 비판이다. 마이크로어그레션(Microaggression)으로 불리는 은근한 차별에 대한 정색함은 어쩌면 PC운동을 지탱하는 기반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이 단지 자신의 감정과 정의에 대한 자위가 되는 슬랙비티즘으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선 실천하는 연대가 필요한데 현재의 PC운동은 '언더도그마'를 통한 자신만의 리그를 구축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잘 정리해서 보여준다.

강준만 교수가 보여주는 기성 정치질서에 대한 비판을 보면 단순히 이성적인 영역을 넘어선 인간에 대한 애정을 가진 접근법이라고 여겨져 매번 깊이있는 통찰에 감탄하며 많은 부분에서 같은 시선을 느끼게 된다.

'정치적 올바름'에 대해 기본 방향성에 대해 동의하고 지지하는 편이지만 과거의 유산을 모두 청산해야하는 것인지 아직 나는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존재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많이 존재하겠지만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극장가에서 내려지게 되는 모습을 보면서 어느 극우 보수를 자처하던 친구가 부끄러운 역사는 가르칠 필요가 없다던 외침이 떠오르게 된다.

'정치적 올바름'을 구축하는 것과 불합리했던 과거에 대해 재조명하는 것은 다른 접근방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이러한 모습들도 결국 PC운동의 싸가지 문제와 결부되어 해석될 수 있다는 점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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