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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아르테미시아 - 최초의 여성주의 화가
메리 D. 개러드 지음, 박찬원 옮김 / 아트북스 / 2022년 5월
평점 :
<여기, 아르테미시아: 최초의 여성 화가>
1593년에 태어나, 이탈리아와 런던 등에서 활동했던 화가 아르테미시아.
🔖 막달라 마리아, 성경에 현재 포함되지 않은 외경에 등장하는 적장의 목을 친 ‘유디트’ 등
여성을 그려내면서 기존 에로티시즘 문법에서 벗어나 분명한 메시지를 표현하고 있는 그녀의 작품을 깊이 분석하고 아르테미시아 그 자체를 다각도로 살펴본다. 여성 화가로서 어떤 말로 그녀의 생각을 밝혔는지, 어떤 여성 후원가의 도움을 받았는지(혹은 받았을지 추정), 실제 결혼생활에선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행동했는지까지 낱낱이 파헤쳐간다.
페미니즘, 현상이 아니라 여성이 하나의 주체로서 편견과 억압에 맞서온 어떤 태도로서 잉태되고 진화되어온 역사를 미술사와 문학사 안에서 간접적으로 엿볼 수도 있는, 상당히 진득한 연구 결과인 텍스트이다.
그녀가 아버지로부터 그림을 배우기 시작했으나 그의 그림은 자신의 언어가 되어서 기록된다.
저자는 ‘싫음을 분명하게 표현하는 여성, 타인의 유혹에 흔들릴 수 있는 성욕을 가진 여성, 용맹하게 연대하며 적의 목을 쳐내는 여성’으로서, 이전에 남성 관점에서 그려진 존재에서 벗어난 여성들을 그려왔으며, 다양한 작품 사이에서 비교•대조되면서 그 사실은 분명해진다.
🔖 아르테미시아
나에게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그녀가 자신의 작업이 ‘어느 계보에 해당하는지’ 인지하고 있었을 거라는 문장이었다. 나는 나의 생각•습관•사상의 뿌리와 발화, 행동에 대한 의미를 최근에는 제대로 인지하고 있는지 묻고싶어졌다. 나의 개인주의적 성향과 지적인 게으름이 여성에 대한 억압과 불평등 강화에 이바지하면 안 된다는 두려움이 덜컥 찾아왔다. 두려움을 질문으로 바꾸고 말해지지 않은 것들을 꺼내야한다고 믿는다.
⚫️ 2018년 9월,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 대법관 후보가 확실한 근거가 있는 성추행 비판을 받았음에도 인준된 일이 있었다. 이후 남성 국회의원들은 피해자이자 증인을 조롱했고 이를 접한 대중은 소셜미디어에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의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치는 유디트」 우피치미술관 버전을 공유하며 비판했다. 아르테미시아의 이 그림은 #MeToo 해시태그와 함께 성추행 저항운동 연대의 상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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