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글을 쓴다면
김성환 지음 / SISO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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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글을 쓴다면>

글을 잘 쓰고 싶은지, 그저 글을 쓰고 싶은지. 같은 글쓰기라고 할지라도 이건 천지차이다. 하지만 그저 쓰는 것도 쉽지 않다. 글쓴이의 말마따나,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십상이다. 누군가는 sns때문에 사람들이 글 쓰기가 필요해졌다고 말하지만, 글쓴이는 '글을 쓸 때가 왔다'는 표현으로 일갈한다. 인류는, 사람은 말뿐 아니라 '글을 써야 마땅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여운이 남는 표현이었다. 누구에게나 글쓰기가 필요하다는 관점은 사실상 마음과 시간의 여유를 만들어야지만 받아들일 수 있다.

누구나 글을 써본 기억들은 있다. 숙제로써, 힘이 들 때. 유려했건 아니건 이 책을 찾은 건 나도 '글쓰기'라는 것을 통해 기록이나 나의 생각, 흔적, 자취를 기록해두고 나중에 돌아보기 위해서였던 것 같다. 저자는 들어가며 조지오웰이 말한 글쓰기의 이유 3가지를 인용한다. 첫째는 타인의 관심을 받기 위한 이기심, 둘째는 유려한 문장을 쓰고싶은 욕심, 셋째는 역사적 기록의 충동이라는 것이다. 나는 세 번째 이유는 인지하고 있었지만, 1, 2번쨰 이유로써 글쓰기를 본다면, 그저 하루하루 일어난 일을 무미건조하게 기록하는 것보다 재미있는 글쓰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됐다.

"나는 이 책에 내가 왜 글을 쓰는지, 우리는 왜 글을 쓰지 않는지, 그럼에도 왜 글을 적었으면 하는지, 더 나아가 우리는 어떠한 글을 향해 발을 내디뎌야 하는지 등을 담고자 했다."

글쓰기에 대한 저자의 애정이 듬뿍 느껴지는 책이다. 무단히 노력하겠다는 결심과 다짐이 엿보인다. 단순히 글로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이 아니라 더 높은 차원을 추구하고자 하는 점이 와닿는다. 내가 늘 작가나 저자라는 직함을 가진 분들을 보면 신기해하는 영역을 엿볼 수 있었다.

글쓰기를 맘먹은 사람이 어떤 글을 써낼 수 있는지, 연령대별로 제시하는 부분이 흥미로웠다. 글을 계속 써왔고, 글쓰기나 독서관련 모임을 해온 저자가 만난 사람들로부터 알게됐을 것이다. 성인은, 자신의 결을 알아가는 매개체로서, 또 부모는 자신의 삶을 적어내려간다는 용기로써, 노년의 글은 경험의 지혜와 가치를 기록하는 기능을 한다고 한다. 막연하게 내가 글을 쓰고 싶었던 이유는 사회 속에서의 나를 키우고 만들어가지만, 개인으로서의 나를 찾고 싶었던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별한 목적이 있는 글쓰기라든가, sns콘텐츠로서 기능하는 실용적인 글쓰기에 대한 접근 말고, '글쓰기'라는 행위 자체가 주는 의미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어디서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글쓰기지만, 내가 독자가 되어 나에게만은 특별한 글쓰기라면 무슨 상관일까 싶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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