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작은 종말 ㅣ 정보라 환상문학 단편선 3
정보라 지음 / 퍼플레인(갈매나무) / 2024년 6월
평점 :
어린 시절 나에게 공포는 단순히 어둠 속에 숨어있던 귀신, 요괴, 외계인 그 정도였던 것 같다. 강산이 몇 번 변하자, 변해버린 나에게 맞게 공포의 의미도 확장이 되어버렸는데 확장된 공포에는 내가 살고 있는 '현실'도 포함되어 있었다.
신념을 위한 투쟁
소중한 사람을 잃는 (잊는) 슬픔
생존을 위한 몸부림
같은 것들 말이다.
그렇듯 정보라 작가의 최신 단편소설 10선이 묶인 <<작은 종말>>은 저마다 기괴한 현실을 말하고 있다. 그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라면 단연 "지향"
- 데모를 하다 동지를 잃은 무성애자가 그를 회고하는 내용으로 뜻을 같이 하던 소중한 이를 통해 하나에서 모두가 되고, 모두를 하나로 보는 것 같은 시선이 좋았다. 더불어 정상과 비정성의 범주를 뭉그러뜨려 버리는 듯한 문체가 좋았달까?
📌무언가를 지향한다는 것, 즉 방향을 가진다는 것은 공간을 점유하는 일이며 그뿐만 아니라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인식하는 일이다.
@purplerain.pub으로 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 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