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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되지 않는 여자, 애디 라뤼 ㅣ 뒤란에서 소설 읽기 2
V. E. 슈와브 지음, 황성연 옮김 / 뒤란 / 2021년 9월
평점 :
#첫문장
한 여자가 숨이 턱에 닿을 듯이 달리고 있다.
아들린은 신에게 소원을 빌 때에는 절대 어둠에 빌지 말라는 경고를 무시한 채 어둠 속에 '존재'와 영혼을 걸고 300년이라는 불로불사의 삶을 살게 된다.
누구에게도 기억되지않은 자유, 그것은 축복일까 저주일까,
그녀를 기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300년, 애디라뤼는 누구도 기억하지못하는 그 외로움 속에서 자신을 기억하는 단 한사람과 사랑에 빠진다.
자신의 운명을 거부했던 몽상가 아들린의 유년 시절, 과연 그녀가 생각하는 것이
유년시절에 흔히 할 수 있는 상상이었을까, 아님 현실이었을까
아들린은 존재하지만 존재하지않은 채로 300년이라는 시간동안 프랑스, 뉴욕, 독일 등에서 '시간'보다 더 오래 남을 예술 작품에 영향을 끼치며 삶을 이어나가게 되는데 그것조차 축복일지 저주일지,
어쩌면 축복, 어쩌면 저주 스러운 삶 속에서 그녀는 마냥 외롭기만하였을까?
읽는 내내 판타지소설이라는 느낌보다는 꼭 신화를 읽는 느낌이었다.
물론 이 책은 판타지와 로맨스소설이다. 세상에 흔적을 남기려는 한 여자의 가슴벅찬 로맨스 판타지라는 추천사가 있을 정도이니,
하지만 나는 그녀의 삶이, 자신을 기억하는 유일한 존재와의 로맨스가 마냥 저주라고 생각이 들지는않았다.
300년동안이나 살아온 그녀는, 각국에서 각 나라에서 역사를 지켜보고 예술가의 영향을 끼치며 살아온 그녀의 삶은
인간의 삶이라고 봐야하는걸까? 신의 가까운 사람이라고 생각해야할까?
예술가들은 기억도 하지못하는 애디라뤼가 보여준 '영감'덕분에 작품을 완성했는데 그걸 기억하지못하니 혹자는 '천재', 혹자는 '신이 도왔다' 라고 말할테지, 그걸 바라본 그녀는 마냥 흐뭇했을까, 속좁은 나는 내 도움을 잊은 인간이 더 밉고 자신의 처지가 더더욱 처량했을 것 같다.
소설 초입부에 아들린이 옷가게에서 가는 장면이 나온다.
사람들이 아들린을 잊는 시점은 보통 그녀가 등을 돌리거나, 문을 나서거나, 정말 찰나의 순간 속에 그녀를 잊는다.
여유롭게 느긋하게 아들린은 탈의실에서 판매용 옷을 갈아입고는 마치 자신이 처음부터 입고 온 것인 마냥 가게를 나선다.
그녀가 등을 돌린 순간 점원은 그녀를 기억하지못하기에 말이다.
나는 생각했다. 이 소설 내가 좋아하는 건 다들었네!
판타지임에도 한 여자의 관한 신화를 읽는 듯한 기분,삶이란 평행선 위에 그녀가 늘어놓은 단어들은 한번 쯤 그 의미를
곱씹게 한다.
삶, 죽음, 선택, 외로움, 사랑
사실 나는 애디 라뤼라는 이름을 가진 아들린의 이름이 책을 다 읽었음에도 계속 헷갈렸다ㅎㅎ
출판사명이 뒤란이어서 그런 지 자꾸만 애디 라뒤라고 기억이 나서 그녀의 이름이 책 속에 언급될 때마다
왜 자꾸 애디 라뒤라고 기억되는지 의문..ㅎㅎ
그녀는 뒤를 돌아보며 말한다. "그 사이에 나를 잊지나 말아요." P.23
네가 그걸 볼 수 있다면 좋을 텐데, 그가 말한다.
어떤 것이든 내어줄게, 그녀가 대답한다.
언젠가는, 그가 약속한다. 언젠가는 네게 보여줄게, 넌 모든 것을 보게 될거야. P.43
그녀는 그저 미소만 짓고는 책을 책꽂이에 다시 꽂아둔다.
그리고 어둠 속으로 그를 따라 들어간다. P.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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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뒤를 돌아보며 말한다. "그 사이에 나를 잊지나 말아요." -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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