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 in SPAIN 나우 인 스페인 - munge의 컬러링 프로젝트 NOW in 시리즈 1
munge(박상희) 지음 / 김영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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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다닐 때 가장 싫어했던 과목은 단연 미술이었다. 엉망으로 그림을 그렸는데(어떤 무언가... 형용할 수 없는 '흔적'들을 남겼다고 하는게 더 적절할까?) 색칠까지하라니... 정말이지 일주일에 한, 두번뿐인 미술시간은 내게 지옥의 연속이었다.(마치 치킨없는 삶이랄까.. 지저스!) 미술선생님이 그림 그리는 내 뒤를 지나가실 땐 오금이 다 저렸다. 

아주 아기때부터 난 그저 미술에 소질이 전혀 없는 아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존재로 날 평가했기 때문이다. 포스터니 표어니 하면서 어쩜 그렇게 훌륭한 '작품'들을 내놓는지, 미술 잘하는 친구는 그저 선망의 대상이었다. 따라잡고 경쟁하는 상대로는 전혀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 내가 색칠을 하고 앉았다. 그것도 신나서. 


한때 <비밀의 정원>이 광풍을 불 때도 난 지조있게 버텨냈다. 미포자(미술 포기자) 출신답게 난 거들떠도 보지 않았다. 그런 내가..다시 말하지만 그런 내가!! 이 컬러링북으로 색칠공부의 재미를 뒤늦게야 깨달았다. 




<나우 인 스페인>. 이 책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그다지 크지 않았다. 여자친구와 데이트할 때 한, 두번 해볼까 싶어서 선택하게 됐다. 여자친구의 반응은 역시나 좋았다. 재밌게 색칠을 했고, 내게 색칠명령도 내렸다...(군대 이후 만난 가장 악독한 지휘관이었다. ㅇㅁㅇ..) 농담이고, 훌륭한 데이트 소품(?)으로 이 <나우 인 스페인>은 제격이었다. 시간가는줄 모르게 했다. 




또 색칠을 하면서 느낀 것도 참 많은데, 우선 당연한 것이지만 색칙을 했다는 것이다. 무슨 말인고하니. 내가 부담을 느낀 것은 색칠보다도 그림을 그려야한다는 것 때문이었다. '틀리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날 늘 붙잡았다.(사실 틀린 것이랄까 없는데도..) 그런데 컬러링북은 내가 그림을 그릴 수도 있지만 그려져 있는 것에 색칠만 해도 됐다. 

그 덕에 부담감이 제로인 상태로 어떤 색깔을 사용할지, 어떻게 표현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됐다. 물론 아직도 그림을 그리라고 한다면 부담을 느끼겠지만, '미술'이라는 것에 부담감은 많이 사라졌다. 


그리고 또 좋았던 것은 스페인이라는 나라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도 갖을 수 있었던 것이다. 스페인의 앰블럼을 그릴 때 특히 그랬는데, '실제 스페인 국기와 상징들은 어떻게 생겼을까?'를 고민하게 됐다. 또한 그 궁금증을 타고 검색까지 하게 됐고, 스페인과 관련된 자료들을 흥미롭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위 두 가지가 내게 참 좋은 교훈으로 다가왔다. 미술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도 되고, 스페인이라는 생소한 나라를 쉽게 접할 수 있다는  것. 지금도 색칠을 하고 있는데, 병을 색칠하고 있다. 이게 끝나면 투우사도 그리고 해변도 그릴 계획이다. 더운 여름 밖엔 나가기 싫고 집은 심심하다면, 나와 함께 하자. 

<나우 인 스페인>을 통해 지금 여기서 스페인을 느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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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생각의 기술
박종하 지음 / 김영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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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수포생이었다. 수학은 늘 날 괴롭히는 존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수학은 언제나 내게 발판이 되어주지 않았고 발목을 잡았다. 국어와 영어에서 점수를 높였다 싶으면 수학에서 다 까먹으니.. 내가 어찌 수학을 좋아했겠는가?


그런데, 그런 내가 수학 책을 들고 키득거리며 웃기도 하고 연신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수학, 생각의 기술> 바로 이 책을 읽고 말이다. 책은 "수학을 가르치고 배우는 모든 분들을 응원합니다"라는 짧은 인사로 시작한다. 평소 작가의 말을 유심히 보고 책을 고르는 나로서는 '아, 이게 작가의 말인가?'하며 고개를 갸웃하기도 했다.


그 짧은 인사를 읽은 후 펼쳐든 본문에서 '아, 이 책은 책 자체가 하나의 작가의 말이구나' 생각하게 됐다. (설명을 위해) 굳이 표현하자면 이 책은 '수학인문학'이랄까? 책에는 수학을 이용한 삶의 기술이 담겨 있었다. 이는 이 책이 자기계발서로서도 훌륭하다는 점을 설명해주는 근거이기도 하다. 수학의 원리와 수학적 생각하기를 통해 작가가 독자에게 말해주고 싶은 삶의 태도, 삶의 방법이 가득 담겨 있다. 


그래서 이 책을 다 읽은 지금, 이런 생각도 든다. 학생일 때 '이 책을 읽었더라면..만났더라면..'하는 생각 말이다. 물론 그 때나 지금이나 수학적 원리에 좀 더 들어가면 이해가 어렵긴 하다. 그러나 어쩌면 이해를 못 해서 더 좋은 책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수학 선생님과 대화할 소재가 생겼을테니까, 흥미를 돋우는 매개가 생겼을테니까 말이다. 


다시 돌아와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좋겠으나 그것은 불가능할테니 실현 가능한 것을 바라본다. 그저 나와 같은 '수포생'으로 살아가는 친구들에게 이 책 한 권 권해보고 싶은, 그런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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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선택들 - 힐러리 자서전
힐러리 로댐 클린턴 지음, 김규태 외 옮김 / 김영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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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어떤 단어로 정의할 수 있을까. 현실주의 정치인? 혹은 여성 정치인? 둘 다 그녀를 드러내는 대표적 속성이긴 하지만 아마 그녀를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단어는 '힐러리 로뎀 클린턴.' 그녀의 이름 그 자체가 아닐까 싶다. 


그녀의 책 <힘든 선택들>을 읽는 시간은 내게 축복과도 같았다. 두 가지 이유때문에 그러한데, 첫 째는 힐러리라는 '사람'에 대해 궁금했던 것을 풀 수 있어서였고 둘 째는 미드 '하우스 오브 카드' 때문이었다. 사실 두 번째 이유가 이 책에 대한 흥미를 더 끈 것이 사실이다. 이 드라마가 나오기 전까지 '웨스트 윙'이라는 걸출한 정치드라마 이후로 그 아성에 도전할 수 있었던 정치드라마가 있었나 싶다.


드라마 속 주인공 프랭크 언더우드는 '가차없는 실용주의'에 자신을 위치시킨다. 힐러리는 어떤가? 물론 힐러리는 프랭크처럼 누군가를 죽이거나(드라마이긴 하지만 볼 때마다 무섭다.) 더러운 술수(내가 아는 한에선.)를 쓰지 않는다. 그러나 실용주의적 관점에서 모든 일을 해결한다는 점은 공통점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을 이긴 대선후보 오바마의 도움요청에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라는 가치 하나로 온 힘을 다해 그를 돕는 장면은 그녀의 인간적 미덕을 보여준 대표적 상징이 아닐까 싶다. 먼저 공동 기자회견을 제시하고, "11월의 승리를 위해 해야 할 일들"을 적극적으로 토론하는 모습은 그녀를 더욱 빛나게 했다. 


국무장관이 된 그녀는 아시아를 가장 중요한 지역으로 보고 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를 꼼꼼히 생각하고 '선택'을 내렸다. 중동에서 진행된 전쟁과정과 유럽, 러시아, 라틴아메리카 등 그녀가 다닌 수많은 시간과 선택들을 <힘든 선택들>에서 만날 수 있었다. 


물론 이 책에서도 아쉬운 부분은 있었다. 대선을 앞둔 그녀이기에 책 앞부분의 많은 부분이 자신의 팀에 있었던 사람들에 대한 칭찬이었다. 이것은 그녀의 인간적 면모를 드러내는데 훌륭했겠으나 지루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물론 '만약 내가 미국인이었다면' 더 감정이입이 됐을진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어쩔 수 없는 한국인이었다. 또한 모든 문제를 미국'만'이 해결할 수 있는 것처럼 말한 부분에서도 약간의 거부감이 들었다.(미국 국민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그녀이기 때문에 그런 서술방식은 그들에게 효과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책의 외적인 부분에서는 (정말 단순무식한 이유이지만) 책이 너무 무거워 힘들었다. 들고 다닐 수는 있으나 책을 손으로 받치고 보기엔 힘들었다.(이건 사실 뭐 큰 흠이라고 보진 않는다. 열심히 자신의 이야기를 써내려 간 것이니까.) 그리고 또 한 가지, 이것 역시 사소한 것이긴한데 "김영사는 왜 책 표지에 '힐러리 자서전'이라는 보기 흉한 노란색 스티커를 붙였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아직도 이해가 안 되긴 한다. 힐러리 사진이 있고, 지은이 부분만 봐도 직관적으로 그녀 본인이 썼다는 것을 알텐데 왜 그랬을까? 정말이지 궁금하다. 


위의 두 가지 사소한 흠결을 제외하고는 모든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비교적'이라는 단어를 붙일 필요도 없을 정도로 '두꺼운' 이 책을 읽는 것은 정말이지 어려웠다. 그러나 동시에 정말 유익했다. 힐러리 로댐 클린턴이라는 미국 대표 정치인의 생각과 미국 행정부의 비화를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정치인에게 놓인 '힘든 선택들'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오바마 대통령 다음으로 누가 대통령이 될지는 그 누구도 모르리라. 그러나 힐러리의 책 내용 내내 관통한 한 단어 '아메리카 드림.' 이 단어를 채워줄 수 있는 정치인이 미국인들에게 선택되길 빌어본다. "당신이 누구이건 어디 출신이건 열심히 일하고 규칙을 지킨다면 자신과 가족을 위해 행복한 삶을 꾸릴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p22)"는 이 명징한 문장이 한국에서도 그리고 한국의 정치인들에게도 필요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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