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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을 이긴 큰 붓 - 임진왜란 소년 포로 홍운해 이야기
홍종의 지음, 이해정 그림 / 어린이나무생각 / 2025년 5월
평점 :

임진왜란은 조선 역사상 아주 큰 전쟁이었지요. 임진왜란이 일어났을 때, 조선을 지킨 수많은 선조들이 계셨지만, '홍운해' 라는 분은 이번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임진왜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은 단연코 이순신 장군이지요. 하지만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은 숨은 영웅이 많았다는 것을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으며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책을 쓰고, 그린 작가님들입니다. 다양한 작품 활동을 하셨네요. 작가님의 다른 책은 어떤 재미를 담고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우리나라는 반도라는 위치적 특성 때문에 오랜 옛날부터 끊임없는 외세의 침략을 받아왔습니다. 그 중에서도 임진왜란은 우리민족에게 큰 상처를 남긴 전쟁 중 하나지요. 총칼의 위협이 끊임없는 전쟁에서 어떻게 붓으로 목숨을 지키고 나라를 지켰던 걸까요?

홍운해의 글씨는 '혹부리체'라 하여 일본 사람들이 귀하게 여겼던 글씨였다고 해요. 어떤 역사 속 이야기가 담겨 있는지 살펴보도록 할게요.

외세의 침략도 피해가던 조그마한 마을에 어린 소년, 홍운해가 살고 있었어요. 하지만 이런 왜란은 운해가 살고 있는 마을도 피해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결국은 운해의 가족 뿐만 아니라 마을 사람 모두 피난을 가지요.
운해의 작은 형님이 미리 봐둔 뒷산 동굴에 몸을 피하기 위해 짐을 꾸려 떠납니다.

하지만 왜적의 침입이 더 빨랐어요. 운해는 작은 형님을 찾아 함께 떠나려 가족들을 먼저 보냈고, 작은 형님과 왜적을 피하려 하지만 작은 형님은 운해가 도망갈 수 있는 시간을 벌기 위해 왜적을 유인합니다. 운해는 작은 형님의 신호를 듣고는 있는 힘껏 도망을 갑니다. 작은 형님이 자기를 살리기 위해 목숨을 걸었고, 다른 가족들을 다시 만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을 담아 품바위에 글을 써내려 갑니다.

하지만 운해는 왜적들에게 포로로 잡히고 말지요. 꼼짝없이 죽겠구나 싶었지만, 운해가 가지고 있던 붓이 담긴 보따리를 보고는 운해가 쓸모가 있을거라 여겨 일본으로 데려가기로 합니다.

그렇게 왜적들에게 포로로 잡혀 여기저기 끌려다니다가 대장이 있는 곳으로 불려가지요.
그곳에서 각자 본인들이 죽인 조선인, 불태운 집들을 서로 자랑하는 곳에서 그 내용을 기록하는 일을 하게 됩니다. 그러다 운해가 살던 동네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데, 동네의 거의 모든 사람이 죽었고, 집도 모두 불태워 진 사실을 알게 되지요. 이 글을 쓸때의 운해의 마음이 어땠을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결국 일본을 향하는 배를 타게 되고, 그곳에서 운해와 마찬가지로 포로로 잡혀온 외사촌 형님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운해가 좋아하는 붓을 늘 가져와주던 붓장수 장리도 만나게 되지요. 막내동생의 배냇머리로 만든 2개의 붓을 이제야 받게 된 운해는 외사촌 형님과 한 자루씩 나눠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형님은 얘기합니다. 적에 대해 끊임없이 공부해야 적을 이길 수 있다고 말이죠.

운해는 글도 잘 읽고, 잘 쓰는 덕분에 주인의 사랑을 받으며 다른 포로에 비해 비교적 대우를 받으며 살아갑니다. 운해의 글씨 쓰는 재주를 좋아했던 주인은 운해를 양아들로 삼고자 이름을 일본식으로 바꾸라고 명령을 내립니다. 하지만 운해는 죽어도 조선인으로 죽고 싶다며 주인의 명령을 거부하고, '홍운해'라는 이름으로 살고 싶다며 목숨을 걸고 빕니다. 운해는 그렇게 목숨을 걸고 자신의 이름을 지키게 되지요.

함께 포로로 잡혀온 외사촌 형님의 안위가 위태롭다는 소식을 두릅 누나를 통해 알게 됩니다. 너무 똑똑해서 일본인들이 형님을 가만 두지 않을거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지요.

그렇게 불안한 마음을 안고 지내던 운해는 문득, 자신의 필체가 변했다는 걸 알게 됩니다. 필체가 바뀐걸 주인이 마땅찮아 할거라 여겼지만, 주인은 오히려 호탕하게 웃으며 필체를 마음에 들어하고, 획의 끝에 혹이 난 듯 하다 하여 '혹부리체'라는 이름도 붙여줍니다.

일본인들의 요청을 받으며 글도 써주고, 문패도 써주던 어느 날.
외사촌 형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똑똑한 외사촌 형님을 탐탁지 않게 여기던 주인이 외사촌 형님을 죽이게 된겁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운해의 주인은 운해가 돌아가신 외사촌 형님을 잘 모실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수의 하나 제대로 입지 못했을 형님을 위해 두릎은 수의를 지어오지요. 그런 두릎 누나가 너무 고마웠던 운해는 누나의 속치마의 '참을 인'을 써줍니다. 어떻게든 견디고 살아서 이 치욕스러운 순간을 버텨나가자고 말이지요.

그렇게 세월이 흘러 운해는 노인이 되었습니다. 손자까지 있는 할아버지가 되었지요.
운해와 동갑이던 주인인 아들이 현재의 주인이 되었고, 조선으로 돌아가기를 내내 바랐지만, 이제서야 조선으로 돌아가도 좋다는 허락을 받게 됩니다. 총칼이 아닌 큰 붓으로 목숨을 지키고, 역경을 이겨냈던 홍운해의 이야기를 아이들과 꼭 함께 나누셨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책, 선물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