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안식처를 찾았다. 기대와 행운은 안녕!너희들은 충분히 나를 갖고 놀았다. 이제 다른 자들을 갖고 놀아라! (301)
Inveni portum. Spes et Fortuna, valete!Sat me lusistis; ludite nunc alios!. - P301
하인들은 거의 모두 멋진 복장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하인이라기보다는 귀족으로 통할 것 같았다. 그들은 자부심에 차 있었고, 대단한 인물인 양 으스대고 있었다. 나는 그들을 살펴보면서 웃지 않을수 없었고, 속으로 비웃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생각했다. ‘그래! 저자들은 노예의 멍에를 지고도 아주 행복해하면서 그 사실을 느끼지도못하는구나. 왜냐하면 그것을 느낀다면 덜 교만하게 굴 테니까.‘ - P25
대주교가 나타났다. 즉각 부관들 사이에 깊은 침묵이 흘렀고, 그들은 뻔뻔한 태도를 부리나케 거두고 자기네 주인 앞에서 공손한 태도를 취했다. 그 성직자는 69세에 접어들었고, 내 외삼촌 힐 페레스참사원과 거의 비슷한 풍채, 즉 뚱뚱하고 작달막한 체구였다. 게다가 다리가 안쪽으로 몹시 휘었고, 머리숱이 너무 없어서 뒤쪽으로부터 - P25
끌어올린 머리카락 몇 가닥만 남아 있었다. 그래서 기다란 귀가 달린 고운 털모자 속에 자기 머리를 끼워 넣어야 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에게서 귀족적인 분위기를 발견했다. 어쩌면 그가 귀족임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우리 같은 평민들은 어떤 선입견을 갖고 귀족들을 보기 때문에, 귀족들이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지는 않은 어떤 위엄을 그들에게 기꺼이 부여하곤 하니까. - P26
나는 대주교관에서 나오게 된 연유를 감추지 않았다.심지어 나의 실총에 관해 아주 사소한 정황까지 얘기했고, 그는 매우 주의 깊게 들었다. 방금 그가 내가 듣기 괴로울 정도로 고맙다는 말을하고 난 터이니 대주교를 맹렬히 비난할 거라는 예상을 그 누군들 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그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었다. 갑자기 냉랭해지고 생각에 잠기더니 나한테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으면서 식사를 마쳤다. 그러고 나서는 식탁에서 벌떡 일어나 내게 얼음장같이 차갑게 인사하고 사라졌다. 그 배은망덕한 인간은 내가 자기에게 더 이상 유용하지 않은 처지에 놓인 것을 보고서, 내게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 수고조차 하지 않았던 것이다. 나는 그의 배은망덕에 그저 웃기만 했다. 그리고 그가 받아 마땅한 경멸의 눈길로 그를 바라보면서 그에게 들릴 정도로 꽤 큰 소리로 외쳤다. "저런! 저런! 종교인들의 현명한 동냥사제, 내게 그토록 열렬히 대접하려 했던 그 맛있는 루세나 포도주를 시원하게 식혀 놓으시오!" - P46
나는 왕의 몇몇 하급관료들과 교류하며 거기서 위안을 얻었다. 기질이 잘 맞아서 바로 얼마 전부터 가까워진 사이였다. 이 새로운 지인들의 대부분은 출신도 불분명하고 그저 운이 좋아서 그 직위에 오른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모두 이미 제멋대로였다. 그 파렴치한 인간들은 왕의 호의로 잔뜩 얻은 혜택을 오로지 자신의 자질 덕분이라고 여기면서, 나처럼 자신을 망각하고 있었다. 우리는 각자 자신을 왜 존경받을 만한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오, 행운이여! 그래, 너는 네 호의를 정말로 자주 나눠주는구나. 스토아주의자 에픽테토스는 행운을 하인들에게 자신을 내맡기는 지체 높은 아가씨에 비교했다. 그가 틀리지 않았다. - P227
Lehrt: wie wenig auf Glück zu bauen ist.
행운에 너무 기대를 걸면 안 된다 - P107
당신이 누구건 간에 독자 친구여, 자네는 이 두 학생중 하나와 비슷할 걸세. 내 모험들이 담고 있는 도덕적 가르침에 주의를 기울이지 - P11
않고 읽는다면 이 작품에서 아무런 결실도 끌어내지 못할 테고, 반면 주의를 기울여 읽는다면 호라티우스의 가르침에 따라 즐거움이 곁들여진 유익함을 발견하게 될 걸세. - P12
밤이제 저녁이 저문다! 그 시름에 잠긴 발길이 물러나고밤이 이슬을 몰고 환영의 시각을 알린다 화려하게 불타는 별들이 수놓는 장엄한 광경그리고 끝없이 이어지는 상상력의 현현밤은 무상하게 변하는 형상들로 잠의 꿈을 물들이고깨어 있는 영혼을 기분 좋은 공포로 고양시킨다밤은 무시무시한 형상이 어둠을 뚫고 휩쓸어 지나게 하며죽은 자의 소름 끼치는 전율을 불러일으킨다!장엄한 생각의 여왕-신비로운 밤이여!그 발걸음은 어둠이고 그 목소리는 공포이니!그대가 드리우는 어둠을 맹렬한 기쁨으로 나는 환영하고그대가 부는 허허로운 바람, 그 황량한 한숨 소리를 맞이하네!그대가 구름에 싸고 돌풍에 얹은폭풍을 연안으로 감아 던질 때포효하는 파도가 바술 듯 바위를 때리며성난 비명을 지르는 게 내 마음을 사로잡아. - P135
밤이여, 나는 그대의 부드러운 공포를 갈구하네그대의 조용한 번개, 그대의 유성流星 불둥근 하늘 천장의 뜨거운 공기를 비추는그대의 새빨간 핏빛 북방의 불그러나 내가 가장 사랑하는 건, 그대의 투명한 마차가솜털구름 사이로 떨리는 섬광을 내려 보내는 것,그리하여 아득히 먼 안개에 쌓인 산을 보여주는 것더 가까이로 숲과 계곡의 여울을 보여주는 것그리고 아래 골짜기의 수많은 물질생각에 잠긴 눈에 희미하게 떠올라공상의 손길을 타고 환상적인 광경을 이루어낭만적인 환영幻影으로 넘실대네.그대의 심오한 어둠에 내가 들어가게 해다오가파르고 무성한 숲 언덕에 서서 애처로운 선율로위로 오르다가 머나먼 나무숲에서 희미하게잠드는 바람 소리를 듣는다네.우울은 주문呪文처럼 마음을 사로잡네!부상하는 황홀경에 신성한 눈물이 인사하네!바람을 타고 오는 수많은 눈먼 영혼들이 - P136
고적한 시각에 달콤한 소리로 한숨을 보내네!아! 소중한 환영을 맛본 사람들은 보리라공상이 침묵과 어둠에서 깨어나면진실의 온전한 형상들이 그 모습을 드러내고낮의 밝은 눈이 스미는 모든 장면이 살아나는 것을! - P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