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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드 아트 온라인 얼터너티브 건 게일 온라인 6 - 원 서머 데이, J Novel
시구사와 케이이치 지음, 쿠로보시 코하쿠 그림, 이엽 옮김 / 서울문화사 / 2017년 7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본 작품과 소이온의 차이점은 많이 있지만, 그중 하나는 '게임과 현실의 관계에 대한 인식'이다.
소아온의 케치프레이즈인 '이것은 게임이지만 놀이가 아니다.'는 작중 주요화자이자 주인공인 '키리토'에 의해 표현되는데, 때때로 이런 부분은 게임중독자를 지나치게 미화한다는 느낌마저 들 정도다.
게다가 게임 내에서의 인간관계와 현실에서의 인간관계가 '지나치게 유사'하며 그들의 행동이나 말투, 자아, 심지어는 외모까지도-외모는 주역들 한정이긴 하지만- 게임 내외에서 비슷하게 표현된다.
하지만 본 작품에서는 다르다. 작가 시구사와 케이이치가 소아온의 GGO 세계관에 반해서 '취미 전개 신작'을 쓰기 위해 세계관을 빌려오긴 했지만, 작중에서 묘사되는 게임은 소아온의 그것과는 어딘지 다르다.
등장인물들이 게임 속에서 드러내는 모습은 현실과 다르다. 외모뿐만 아니라 분위기도, 행동도, 말투도. 어떤 의미에선 '또다른, 혹은 숨겨진 자아'를 드러내는 느낌이라고 할까. 주인공인 '카렌'만 해도 현실의 자신이 싫어서 '또다른 나'를 위해 VR게임을 해보게 되었고, 실제로 현실에서의 조용한 분위기와 게임 내에서의 수다스러운 분위기는 카렌이 가진 두가지의 캐릭터를 보여준다. 후카지로나 엠같은 예외도 존재하기는 하지만.
이번 이야기에서는 게임의 폭력성에 대해 카렌과 미유(후카지로)가 대화하는 모습을 통해 게임과 현실의 관련성에 대한 이야기가 직접적으로 언급되기도 했다. 게임 속에서 현실에서는 할 수 없는 무언가를 하면서 즐거움을 느끼는 게 게임. 그 즐거움은 현실과는 아무런 관계없음. 놀이가 아닌 게임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다.
물론 본격적인 전개에서도 이야깃거리가 많다. -이하 스포주의-
카렌을 비롯한 게이머들은 게임을 즐겼다. 하지만, 그 상대방은 그렇지 않았다. 제이콥은 그 모든 상황을 현실로 인식했고, 결국 '다시는 전장에 가고싶지 않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는 우수한 군인이었고, 퇴역 후에도 전장에 가는 걸 즐겼다. 전장에서 돌아오지 못하던 이유는 '동료가 죽는 모습을 직접적으로 본 적 없는 현실의 전장'을 경험해왔기 때문이었다(일종의 PTSD로 보여진다.).
어느 여름날, 기억을 잃은 그는 영문도 모른 채 임무를 수행하면서 '즐기는 자들'에게 '동료'가 죽는 모습을 본다. 그는 '렌(카렌)'을 '자신과 같다'고 느꼈고, 그녀에게 죽임을 당했다.
그가 본 게이머들은 '전장을 즐기던 자신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런 '자신'에게 '동료'를 잃고 나서야 '일상의 소중함'을 깨달은 그는 다시는 전장으로 향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게임과 현실은 엄연히 다르다.
카렌은 게임 속에 있었으며, 제이콥은 현실 속에 있었다.
카렌은 게임을 게임으로 현실을 현실로 인식했고, 그 차이를 알고 있었다.
하지만 '마치 게임같은 현실'을 살아온 제이콥은 그 차이를 몰랐고, 그래서 가족에게 소흘했으며, 게임 속에서 충격을 받은 것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게임과 현실은 다르다.
하지만 분명 유사하고, 그렇기에 누군가는 꺼림칙함을 느끼고, 누군가는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다.
소아온의 스핀오브 작품이, 소아온과는 전혀 다른 관점을 가지고, 어떻게보면 소아온을 비판하고 있는 것처럼도 느껴지는 부분은 참 아이러니하다.
하지만, 최근 '오디널 스케일'에서도 드러난 소아온의 근본적인 문제점들을 보고 있자면, 그런 아이러니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