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유전자 - 진화심리학으로 본 종교의 기원과 진화
니콜라스 웨이드 지음, 이용주 옮김 / 아카넷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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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교유전자 #nicholaswade
“당신은 여전히 피곤한 밤의 스러짐에서 다시 태어난 아침의 아들. 언덕 아래에 머무는, 길 잃은 여행자의 꿈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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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드는 이 책에서 진화생물학의 눈으로 종교란 현상을 이해하고자 한다. 종교의 기원에서부터 다신교, 일신교를 시간 순으로 밟아가며 인간에게 종교란 무엇이고 어떠한 역할을 해왔는지를 공을 들여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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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론자로서 도킨스와 히친스가 매그니토라면 웨이드는 프로페서X다. 웨이드는 무신전자 도킨스처럼 종교를 패퇴시켜야 할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 그는 종교를 믿는 것이 인간의 본능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종교는 사회 결속에 필수적이며 동시에 뛰어난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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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religion의 어원은 ‘결속하다’라는 뜻을 가진다. 집단이 커지고 복잡해질수록 종교의 역할은 절실하다. 피부색, 민족, 공간을 넘어 배타적이고 폭력적인 사피엔스들을 하나로 통합해주는 끈끈한 아교풀의 역할을 한다.
또한 종교는 때론 모든 인간의 암흑의 핵심에 활활 타오르는 근본적이고 가장 원초적인 욕구인 생존 본능마저 초월하게끔 한다. 특정 종교가 확고한 신념으로 자리 잡은 종교인은 마치 일벌이나 일개미처럼 집단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곤 한다. 집단이 개인보다 우선시되는 사회는 그렇지 않은 사회 보다 더 오래 존속할 가능성이 크다. 종교는 집단을 유기체로 거듭나게 하고 개체를 하나의 세포로 기능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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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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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이코노미스트>에는 ‘신의 부고’가 실렸다. 니체가 신의 죽음을 선언한지 100년, 정말 신이 죽은 지는 알 수는 없으나 쇠약해지고 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서양 국가들 대부분에서 진행된 세속화로 종교적 권위는 점점 더 정치적 영향력을 상실했다. 과학의 시대 이전의 종교는 날씨부터 개인의 운명까지 인간 삶의 모든 부분을 설명했었지만 이제는 더 이상 삶에 대한 포괄적 지침이 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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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사고가 지배하는 삶. 꿈에도 그리던 이성의 시대가 마냥 밝은 것만도 아니다. 과학은 종교처럼 내일을 약속해주지 않는다. 합리주의는 천국의 약속이라는 주삿바늘을 뽑아버렸고 애완조의 아늑했던 새장의 문을 열어젖혔다. 종교가 보장한 내세에 대한 약속이나 카르마 따위의 개념은 비록 종교인일지라도 이제는 불투명하다. 한국의 종교인 2500만 명 중 과연 천국이나 환생을 믿는 비율이 얼마나 될까? 최근의 통계는 알 수 없으나 2005년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25%나 되는 교인이 천국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내세가 없고 심판이 없는 인간에게 삶은 어떤 의미인가? 지금까지의 과학에서 인간의 의미는 격하된다. 인간은 물질의 한 형태일 뿐이다. 의미는 우리가 만들어낸 말장난에 불가하다. 그렇게 과학적 합리주의는 허무주의라는 쌍생아를 데리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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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의 한국의 청춘들은 정의를 위해 싸웠다. 1990년대 청춘들은 IMF를 겪으며 무너져가는 부모님의 어깨를 보았다. 2000년대 청춘들은 실업대란의 물결 속에 있었다.
2010년대 sns는 왜곡된 욕망을 송출한다. 욕망은 또 다른 욕망을 낳고 또다시 낳고 또다시 낳고.. 모두가 풍선처럼 빳빳하게 발기된 욕망을 달게 됐지만 분출은 모두에게 허락되지 않는다. 우리 리틀 헝거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은 쌓여간다. 박탈감은 분노를 낳고 증오가 된다. 대중가요의 노랫말에 더 이상 풋사랑은 없다. 10대들의 이어폰엔 재력과 고급 세단을 자랑하며 불특정한 타인에 대한 분노, 멸시 혹은 자신을 증오하는 이에 대한 증오가 담긴 노래가 흐른다. 그들에겐 정치적 올바름이건 사랑과 평화건 간에 모두 거추장스럽고 유치한 구태일 뿐이다. 차라리 일베에서 개쌍욕을 해대는 놈들이 솔직해 보이고 자극적이고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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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드는 종교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설령 거짓이더라도 그곳이 아름다운 환각을 제공한다면? 설령 진실일지라도 그곳이 2.73K의 차갑고 메마른 어둠이라면?
빨간약 줄까? 파란약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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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이건 무신론자이건 한 번쯤은 꼭 정독해봐야 하는 책.
가장 만족했던 부분은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의 역사적 논쟁과 최신 성과들을 요점 정리해준 것. 너무 맘에 들어 전립선 짜릿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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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으로 2017 통계로 한국의 종교인 비율은 50%인데 그중 1위는 개신교로 20%나 된다. 물론 분리되어 있긴 하나 아버지 종교 천주교 인구까지 합하면 25%에 육박한다. 국민 4명 중 1명 종교인의 반인 대략 1300만 명이 야훼의 자식들인 것이다. 대한민국은 종교로만 보면 기독교 국가인 셈이다. 이젠 이런 압도적인 기독교를 이해하지 않고는 한국을 이해할 수 없게 된 것이다. 한국인으로서 기독교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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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2
한국말고 세계 종교 비율을 보면 세계 80억 인구 중 90%가 종교인이다. 여전히 고작 8억이 무신론자.
최대 종교는 이슬람이다. 무려 18억. 종교 중에서도 힌두교만큼이나 야만적인 이 종교가 1위라니 두렵고 놀랍다.
2위는 이슬람보단 덜 야만적인 카톨릭 12억.
3위는 이슬람 못지않게 또라이 힌두교가 10억.
의외로 세계라는 틀에서 보면 개신교는 간신히 4위 6억이다.
5위는 종교 중에 가장 양반 불교 5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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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 다이어트 그리고 아파트 원시인 - 70만 년의 진화를 거슬러 올라가는 위험한 추적기
마를린 주크 지음, 김홍표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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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의 진화는 지금도 진행 중이고 그 속도는 충분히 빠르다.”
모두까기인형
재레드 다이아몬드 부터 스펜서 웰스까지 싸그리 까버리는 엉아
총균쇠도 오도독 씹어버리는 이 것은 오독에서 비롯된 거..
재미난 책 많이 쓰신 김홍표님을 의심치않으나 문장문장간 과속방지턱이 있는거처럼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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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 평평한 지구 (고급형 / 올칼라)
김국일 지음 / 성순출판사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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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에 '클레멘타인'이 있다면 과학서엔 이 책이 있다. '물은 답을 알고있다'와 더불어 라면받침으로도 아까운 종이낭비사례(나무야 미안해). 비전문가 무당인 작가가 내림굿으로 써내려 간 유사과학서의 역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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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 평평한 지구 (흑백판)
김국일 지음 / 성순출판사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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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답을 알고있다"와 더불어 라면받침으로도 아까운 종이낭비사례(나무야 미안해). 비전문가 무당인 작가가 내림굿으로 써내려 간 유사과학서의 역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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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 평평한 지구 (흑백판)
김국일 지음 / 성순출판사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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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답을 알고있다"와 더불어 라면받침으로도 아까운 종이낭비사례(나무야 미안해). 비전문가 무당인 작가가 내림굿으로 써내려 간 유사과학서의 역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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