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의 마법 같은 푸르름, 부엌의 흙냄새 가득한 허브에서 풍기는 생명의 향기, 설탕 그릇으로 향하는 개미들의 결의에 찬 행진, 남은 생애 따뜻한 안식을 찾는 내 늙은 고양이에 감사하는 법을 배웠다. 코냑에서 느낄 수 있는 바닐라, 오크, 캐러멜의 풍미는 주류회사의 술책이므로 아예 큰돈을 들여 정말 좋은 술을 사거나 그게 아니면 이베리아나 남아프리카의 정직하고 저렴한 브랜디를 선택하는 것이 차라리 낫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몸이 아프다는 건 일종의 신호다. 태어나 성장해 사회적인 삶을 살게 되면서 우리는 자연적인 삶에서 점점 멀어진다.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고 하는 그런 삶에서 벗어나 배고파도 참고, 졸려도 애써 깨워가며 해야 할 일들을 하는 삶을 살아간다. 그것이 보통의 삶이지만, 여전히 자연일 수밖에 없는 몸은 가끔씩 그 인위적 삶에 몸살을 앓는다. 그러니 몸이 아프다는 건 어딘가 이 인위적 삶이 너무 과도하거나 엇나가 있다는 걸 말해주는 신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