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외삼촌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기 위해서 머릿속으로 여러 가지 말들을 이리저리 굴려봤다. 하지만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결국 내 머리에 떠오른 건 단 한 마디뿐이었다. 그래서 곧이곧대로 그 말만 했다.
"고마워요……."
외삼촌은 미소를 짓고는 내 어깨를 자기 쪽으로 끌어당겼다. 나는 외삼촌의 따뜻한 체온을 느끼며 안도했다.
나는 보호받고 있어. 그래, 이런 식으로 나를 걱정하고 내 편에 서서 화를 내주는 사람이 있잖아.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넓은 세상에 나 홀로 있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가까이에 나를 지켜주고 생각해 주는 사람이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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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이후로 나는 내 인생에 대해 좀더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여기는 따뜻하고 편안한 장소지만 언제까지나 이렇게 의지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그래서는 영원히 성장하지 못한다. 나약해진 내 마음도 힘을 되찾지 못할 것이다. 여기서 나가 홀로 설 수 있어야 한다. 내 인생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렇게 마음을 다잡았다.
생각은 그렇게 달려나갔지만 막상 나갈 생각을 하니 두려워져서 조금만 더 이곳에 있자, 하는 약한 마음이 나를 붙잡았다.
결국 그 뒤로도 나는 좀처럼 발을 내딛지 못한 채 오랫동안 모리사키 서점 2층에 머물렀다.
아마도 나는 어떤 계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계기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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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도 않아. 나 나름대로 처음에는 꽤 고민을 많이 했어. 글쎄, 내가 아버지의 뒤를 잇다니, 꿈도 꾸지 않았으니까. 지금도 헤매기만 하는걸. 하지만 누구든 자신이 정말로 무엇을 추구하고 있는지를 금방 알 수는 없을 거야. 평생에 걸쳐서 조금씩 알아가는 걸지도 모르지."
"저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이런 식으로 그저 시간만 허비하고 있는데……."
외삼촌은 나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웃었다.
"그렇지 않아. 인생은 가끔 멈춰서 보는 것도 중요해. 지금 네가 이러는 건 인생이라는 긴 여행 중에 갖는 짧은 휴식 같은 거지. 여기는 항구고 너라는 배는 잠시 여기 닻을 내리고 있는 것일 뿐이야. 그러니 잘 쉬고 나서 또 출항하면 돼."
"말은 그렇게 하시면서 제가 자고 있으면 잔소리하시잖아요."
내가 얄밉다는 듯 말했다.
외삼촌은 아하하 소리 내어 웃었다.
"사람은 본래 모순투성이인걸."
나도 모르게 풋, 하고 웃음이 새어 나왔다. 정말 이렇다니까, 외삼촌은.
"그래서 삼촌은 여행하거나 책을 읽거나 하면서 많이 배우셨나요?"
"글쎄다. 어디를 돌아다녀도, 아무리 책을 읽어도, 나는 아직 아무것도 모르겠구나. 하지만 그게 인생이라는 거겠지. 늘 방황하면서 살아가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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