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 이후로 나는 내 인생에 대해 좀더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여기는 따뜻하고 편안한 장소지만 언제까지나 이렇게 의지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그래서는 영원히 성장하지 못한다. 나약해진 내 마음도 힘을 되찾지 못할 것이다. 여기서 나가 홀로 설 수 있어야 한다. 내 인생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렇게 마음을 다잡았다.
생각은 그렇게 달려나갔지만 막상 나갈 생각을 하니 두려워져서 조금만 더 이곳에 있자, 하는 약한 마음이 나를 붙잡았다.
결국 그 뒤로도 나는 좀처럼 발을 내딛지 못한 채 오랫동안 모리사키 서점 2층에 머물렀다.
아마도 나는 어떤 계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계기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