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일은 채우고 비우는 일의 연속이지요. 먹고 배설하는 일이 우리 몸을 지탱하는 중요한 요소인 것처럼, 정신도 그렇지요. 책이야 안 읽어도 그만이지요. 책을 읽는다고 삶이 확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요.그런데 그렇게 채우지 않으면 빈 상태라는 것. 제겐 그것이 책이라는 것이지만, 저마다 다른 요소를 갖고 살아가겠지요. 채우고 배설하고, 채우고 배설하면서 자신만의 생활을 만들고 유지하는 것. 우리는 모두 그렇게 살아가고 있지요.

-알라딘 eBook <책방 시절> (임후남 지음) 중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제대로 쉬어보고자 탐구한 끝에 휴식이 무언지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내게 휴식은 비어 있는 시간 속에 존재하는 것이었다. 비어 있는 시간 속에 존재한다는 건, 시간 속에 나만 들어가 있는 걸 말한다. 시간 안으로는 아무것도 들어오지 못한다. 사회적 시선, 압박, 재미없고 고리타분한 말들. 지치지 않고 찾아오는 불안, 걱정, 두려움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너넨 나이 들어서 더 외로워질 거 걱정돼? 친구들도 나처럼 미래의 일은 미래에 두기로 했을 것 같아서. 과거의 일은 과거에 두기로 하는 것처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잔다는 건 결핍과 욕망의 스위치를 잠깐 끄고 생명력을 충전하는 것. 잡념을 지우고 새로운 저장장치를 장착하는 것. 쓰라린 일을 겪고 진창에 빠져 비틀거려도 아주 망해버리지 않은 건 잘 수 있어서다. 잠이 고통을 흡수해준 덕분에 아침이면 ‘사는 게 별건가’ 하면서 그 위험하다는 이불 밖으로 나올 용기가 솟았다. 잠은 신이 인간을 가엾게 여겨서 준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야기를 탐하는 사람은 상처를 재배열하고 싶은 욕망이 있는 자다. 당신의 피를 내 쪽에 묻혀 희석하려는 욕망. 만약 내게 저들이 앉은 테이블에 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나는 먼저 내 인생의 찢어진 페이지 몇 장에 대해 들려줄 것이다. 그러고는 사람들을 지켜볼 테다. 사람들이 이야기에 상처받는 순간을. 기억과 기억이 만나 상처를 조율해나가는 동안 얼굴에 드리워지는 무늬들을 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