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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살며 우리는 거주비로 엄청난 돈을 지출하고 있다. 부동산은 소유물 중 가장 값진 자산이고, 소용없는 물건을 집에 쌓아두고 거주 환경을 망치는 것이야말로 낭비 중의 낭비였다. 추억은 소중하지만 과거의 망집으로 현실이 협소해지는 것은 막아야 하지 않을까. 이제는 나도 해묵은 집착을 청산할 때가 되었다.
그래서 집에 특별한 공간을 만들었다. 현관 옆에 나무 상자를 놓고 버릴 물건을 모아두기 시작했다. 오며 가며 눈에 걸리라고 일부러 제일 잘 보이는 곳에 두었다. 나는 그곳을 ‘유예 공간’으로 명명했다. 웃기는 이야기지만, 옷장을 뒤지고 뒤져 진짜로 버려야겠다 싶은 옷을 골라도 바로 버리기에는 너무 애틋한 나머지 정을 떼는 공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옷가지를 창고나 옷장 구석에 처박아두면 처분을 자꾸 미루며 작별을 회피하게 되므로 수시로 직시하려는 목적도 있었다. 집을 드나들며 그 유예 공간에 놓인 낡은 옷가지에게 마음속으로 작별을 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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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에테사."

그러자 그가 경탄하는 표정으로 영화 속 중세 귀족처럼 한쪽 무릎을 굽히며 정중히 두 손으로 악수를 청했다. 그의 어깨 너머로 노난이 씨익 웃는 것을 보았다.
시인이 뭐라고 이런 근사한 인사를 받으며, 낯선 이에게 부럽다는 소리까지 듣는 걸까. 물론 마음 한구석에 도도한 시인의 혼이 있어서 시가 가장 위대하다고 생각하지만, 그 위대함의 부스러기라도 감당하기에 내가 너무 시시한 존재인 것만 같다. 시인이라는 칭호가 머쓱할 정도로.
하지만 적어도 내 ‘시인됨’을 자랑스러워하고 어딜 가나 "내 친구는 시인!"이라고 말해주는 벗이 있다는 사실만큼은 떳떳이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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