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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가벼운 점심
장은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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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유한하고 물질이 행복은 아니며 인생은 결국 다 똑같다는 걸 배웠다. 굳이 악착을 떨며 살 필요가 없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 그때그때 주어지는 몫만큼,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지내다 형편이 나아지면 감사히 누리며 사는 게 인생이라고. 별난 인생도 없었고, 못난 인생도 없었다. 인생은 누구나 다 그냥 살다가 가는 것이었다. 단, 살면서 때만 놓치지 않으면 되었다. 사랑해야 할 때 사랑하고, 용서를 빌어야 할 때 빌고, 슬퍼해야 할 때 슬퍼하는 것. 진아가 오늘 남자를 찾아온 건 그 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였다. 화해해야 할 때 화해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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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가벼운 점심
장은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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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이 되어버린 듯 아내의 몸에서 먼지를 품은 오래된 종이 냄새가 난다. 오래된 것에서는 모두 비슷한 냄새가 난다. 시간이 주고 가는 냄새, 시간만이 줄 수 있는 냄새다. 저런 거 말고, 은은하게 풍기던 고급 향수 냄새는 언제쯤 다시 맡을 수 있을까. 윤기 흐르는 머릿결과 걸치는 옷마다 명품이 되던 우아한 몸짓, 그리고 세련된 대화들. 그는 오래된 문장들을 생각한다. 아내의 몸에 새겨져 있던 문장이다. 그가 젊은 시절 반짝거리는 눈동자와 두근대는 심장으로 밑줄 그어놓았던 수십 개의 문장들. 불을 끄지 않은 방에서, 아내의 옷을 천천히 벗겨 그것을 찾아보고 싶다. 아내의 어떤 점이 좋아 줄을 그었는지, 그 문장을 다시 한번 읽어보며 그때의 감정으로 돌아가 아내와 연애를 하고 싶다. 그러나 아내는 토라진 사람처럼 그에게 등을 보이고 누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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